[2026 독후기록 5] 다산의 문장들

단단하게 나를 지키며 품격 있는 어른으로 산다는 것

by 서민호

[다산의 문장들]

副題 : 단단하게 나를 지키며 品格 있는 어른으로 산다는 것

조윤제, 오아시스, 2025년 9월, 볼륨 275쪽



고전연구가이자 탐서가 조윤제 님의 신간입니다. 동양고전을 원문으로 읽고 문리가 트인 분인데요. 개인적으로 믿고 읽는 저자입니다.

저자의 저서 중 읽은 책만도 [천 년의 내공(2016)], [다산의 마지막 공부(2018)], [말공부(2014)],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2016)], [이 천 년의 공부(맹자를 다룸, 2019)], [논어 천재가 된 홍대리(2017)], [사람공부(논어를 다룸, 2023)], [사람의 향기(사서삼경을 다룸, 2024) 등 입니다.


이번 책은 다산 선생의 문장들에서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쉬워 내 마음을 뒤흔든 다산의 글들을 모아보았다”라고 머리말에서 직접 취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 줄 감성의 글을 배제하고 강직함, 엄격함, 단호함의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맹자는 “어른은 스스로를 바르게 함으로써 만물을 바르게 하는 사람”이다 정의했습니다. 이런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지혜가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6章 구성입니다. 1章은 배우고 싶은 다산의 학문을 다루는 ‘배움에 관하여’입니다. “지식은 학자의 몫이다. 그러나 지혜는 다르다(31쪽).” 아시죠? 지식은 지혜를 못 따라온다는 거. “배움이란 단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진전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의지의 산물(41쪽)”임도 말합니다. 복숭아 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날(과골삼천) 정도로 공부했던 다산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독서란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는 점도요. 이제부터라도 취미란에 독서라고 적지 않을 생각입니다. 삶의 자세가 취미가 될 순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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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章은 18년이란 긴 세월 동안 귀양살이를 한 ‘고난에 관하여’입니다. “일생을 달관한 사람은 치열하게 다투며 무언가를 쫓지 않는다.” “지극히 고상함은 지극히 평범함에 있고, 지극히 어려움은 지극히 쉬운 것에서 비롯된다”는 채근담의 내용을 가져옵니다. “문제의 핵심은 특별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함을 붙잡고 본질을 잃지 않는 데 있음”도 알게 됩니다. 핵심은 本質입니다.


3章은 닮고 싶은 삶에 대한 ‘인생에 관하여’입니다. 군자의 즐거움은 평온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감으로써 얻는 작은 행복에서 옮을 이야기 합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모여 큰 인생의 행복이 이루어집니다. 더불어 뜻이란 반드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하므로 함부로 남에게 말할 수 없음도 알려줍니다. 말이 앞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4章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에 관하여’입니다. 강진에 가면 ‘사의재’가 있습니다. 다산이 처음 강진에 도착해 머물렀던 방 한 칸이 있는 주막인데요. 여기서 ‘四宜’는 네 가지를 올바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의는 말(언어), 행동, 마음가짐(생각), 처신(용모)입니다. 외람되지만 혹 방문할 일이 있으시면 이곳에서 다산이 즐겨 드신 아욱된장국에 조밥을 기본으로 한 이른바 다산 밥상 한 상을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사람(타인)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자는 명철하다”는 도덕경 구절도, “성찰의 과정만이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만든다”는 문장아래 밑줄 진하게.


5章은 사랑하고 배려하는 ‘관계’를 다룹니다. 좋은 사람(인연)을 찾고 싶다면 나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얻는 길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대접받고 싶거든, 상대방에게 먼저 내가 대접받고 싶은 데로 대해주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마지막 6章은 이루고 싶은 좋은 ‘세상’에 대한 장입니다. 가장 마음에 들어온 문장 옮겨 봅니다.


<진정한 善行이란 무엇인가?>


부유하고 귀한 처지에 있을 때는

가난하고 낮은 사람의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

젊고 왕성한 나이의 사람은

늙고 쇠약한 나이의 힘들고 쓰린 고통을 생각해야 한다.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을 누리는 사람은

환난을 겪고 있는 사람의 상황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

더구나 곁에서 지켜보는 처지에 있으면

급한 상황 속에 있는 사람의 괴로운 심정을 알아주어야 한다. <거가사본>에서.


지난 책들에 비해 다른 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분량도 줄었고, 핵심 문장만 모아 해설했다는 느낌입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단순히 읽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마음에 새겨질 때 진정한 내 것이 된다.” 당부했는데요. 銘心,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 새겨두고, 올바르게 행할 때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게 되겠네요.


거두절미, 일독을 아니 다독을 추천합니다.


올해 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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