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독후기록 11] 겪어 보면 안다

김홍신의 인생 수업. 에세이

by 서민호

[겪어 보면 안다]

副題 : 김홍신의 인생 수업

김홍신, 해냄, 2024년 7월, 볼륨 262쪽.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최초 밀리언셀러 소설가에 오른 김홍신 님의 에세이集입니다. 1947년생이니 80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40대의 나이에 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 역임했고, 이후 [김홍신의 대발해(2007)] 10권을 냈습니다.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니 올해로 등단 50년. 이 책은 작가의 139번째 책입니다. 호는 모루입니다. 맞습니다. 대장간에서 쓰는 그 모루입니다.


총 6개 장 구성입니다. “말과 글로 다 풀어낼 수 없는 세상”을 자신의 직업이자 제일 잘할 수 있는 방법인 글로 풀어놓았습니다.


첫 번째 장 <한 생각 비틀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을>에선 書名이기도 한 열 줄 자리 글 <겪어 보면 안다>를 풀어 이야기해 줍니다.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걸(먹지 못하는 죽는다)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걸..

코 막히면 안다, 숨 쉬는 것만도 행복인걸(온몸이 내 인생의 보물이다)

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걸.

아파 보면 안다,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인걸.

잃은 뒤에 안다, 그것이 참 소중한걸.

이별하면 안다, 그 이가 천사인걸(사랑은 햇살처럼 왔다가 달빛처럼 스러져 간다)

지나 보면 안다, 고통이 추억인걸.

불행해지면 안다, 아주 작은 게 행복인걸.

죽음이 닥치면 안다, 내가 세상의 주인인걸.


굳이 더 이상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말입니다.


6.25 전쟁 당시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종군기자가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현재 무엇이 가장 절실합니까?”라고. 대답은 “제게 내일을 주십시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원했던 내일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세상사 저절로 해결되는 게 없다. 인내하고 애써야 이루어지는 것 투성이인 게 세상이고 인생이라”(23쪽)는 말에 위안을 받습니다. “인간의 유통기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지만, 人生의 유통기한은 사람답게 산 기간만을 의미한다”며, 매일 다르게 살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조금씩이라도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 보는 게 멋진 인생임을, 그리고 행복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에 있으며 행복과 불행은 한 곳에 머무른 적이 없다는 구절에 마음의 밑줄을 그어 봅니다.


2장 <살아 있음이 가장 큰 축복이라는 것을>은 “남과의 비교는 불행을 자초하는 노예의식”이라 강조합니다. 분별된 마음 없이 있는 그대로의 마음상태를 如如하다라고 하는데 어감이 참 좋습니다.

사람과 함께 동반하는 4가지로 육신, 친족, 재산, 업보를 들며, 이 중에서 죽어서도 짊어지고 가는 게 ‘업보’이니 성실하고 착하게 살라 말합니다.


3장 <마음을 비우면 행복이 채워진다는 것을>에서는 懺悔를 말하는데요. 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잘못을 뉘우치는 것, 회는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지을 허물을 미리 뉘우치는 것이라니, 과거, 현재, 미래의 허물 모두를 뉘우치는 것이 참회임을 알게 됩니다.


4장 <더 사랑하고 더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은 “천사는 멀리 있지 않다. 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순간 그 사람은 천사가 된다”며 우리에게 천사 되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1995년 어느 대학에서 미대 교수 설치 작품 하나를 타 캠퍼스로 옮기기 위해 내놓았는데, 마침 이곳을 지나던 막벌이꾼 두 명이 고물로 여겨, 고물상에 21,500원에 팔아넘깁니다. 작품 값만 3천만 원에 달했던 작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려 학교 당국은 경찰에 신고해 찾기 시작했는데요. 하필이면 사이즈가 크다 보니 구입한 고물상 주인이 작품을 절반으로 분해해 버립니다. 작품을 회수하고 캠퍼스에 설치할 때 이 사단의 주인공인 고물상 주인과 막벌이꾼 두 명 모두를 데리고 가 설치 일을 돕도록 하고, 이외 어떠한 처벌이나 보상 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가 실려 있는데요.(아마 용서에 대한 에피소드) 삼성동 POSCO 사옥 앞 설치 작품인 <아마 벨>도 유사한 사연이 있기에, 예술품과 고물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5장 <창작의 열정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을>에선 “독서는 바로 그 사람의 품격”이라며, 자신의 본업인 글쓰기를 “일이나 돈벌이가 아니고, 잘 노는 행위라 생각하면 그나마 견딜만하다. 건강하고 더디 늙으려면 잘 노는 사람으로 변해야 한다” 말합니다.


6장은 <세상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것을>입니다. “인생은 내가 문제를 출제하고, 내가 답을 쓰는 것입니다. 이러한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질문이며, 인생이란 정답이 아닌 명답을 찾는 시험이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중독과 몰입은 한 끗 차이니 중독되지 말고 몰입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치에 중독되는 것은 자만심이고, 자신의 가치에 몰입하는 것은 자존심이다.” 자존심을 지키려면 먼저 스스로를 지극히 사랑해야 합니다.


글 마지막 부부에 <인생 명품이 되는 6가지 방법>을 정리해 놓았는데요.


自由人이 되어야 한다.

죽는 날까지 ‘호기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사랑과 용서를 조율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영혼이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휴머니즘)

육신과 영혼이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노자는 “하늘의 그물은 크고 성근 것 같지만 빠뜨리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김홍신문학관에는 붓글씨고 쓴 다음의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김홍신의 시에 국악계의 거장이자 중앙대 총장을 역임한 박범훈 님이 곡을 쓰고 장사익 님이 노래한 <대바람 소리>의 한 문장입니다. “…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리고/ 하늘도 웃는다네요.”


사랑, 용서, 배려, 배품을 지향하고 살아 봅시다..


올해 11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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