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정 [눈과 돌멩이] 등
[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수상작 위수정의 <눈과 돌멩이> 등
위수정 外 5인, 다산책방, 2026년 1월, 볼륨 368쪽.
설 연휴 2일차입니다. 명절 긴 휴일은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입니다. 1977년 시작하였으니 올해로 50년에 해당합니다. 2020년 저작권 문제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고, 2019년 대상 수상작가인 윤이형 작가의 절필선언 등 파동으로 한 해 건너뛰는 바람에 올해가 49회가 되었습니다. 2024년 6월, 운영주체가 기존 <문학사상>에서 <다산북스>로 교체되었는데요. 주체가 변경되면서 결선 심사위원들도 전원 교체 되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감을 체감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른 듯합니다. 어떤 이는 새로운 달력이 나올 때, 새해를 신정과 구정으로 두 번 치를 때라면, 저에겐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나오는 즈음을 기점으로 한 해가 지났음을 느끼곤 합니다. 늘 출간되면 구입해 소장하는 작품집인데, 심사위원이 교체된 이후에 전보다 더 독자들에게 공감 가는 작품이 선정된다는 느낌입니다.
대상 수상자인 위수정 님의 자선 대표작으로 추천된 작품을 포함하여 총 7개 작품이 수록되었습니다.
대망의 대상은 [눈과 돌멩이]입니다. 대학 동아리로 20여 년을 친구로 지낸 세 명의 이야기입니다. 여자 둘, 남자 한 명이 등장하는데, 여자 중 한 친구가 담도암 투병 중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유언에 따라 남겨진 두 친구는 일본으로 유골을 뿌리러 겨울에 여행을 떠나는 이야긴데요. 끊임없이 눈이 내리는 장면이,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품 [설국]을 연상하게 합니다. 위수정 작가는 2017년에 등단하였으니, 등단 10년도 안 되어 대상을 수상하였네요.
자전 추천작은 [오후만 있던 일요일]입니다. 개인적으론 이 작품이 수상작보다 더 느낌이 오는 작품입니다.
[관종들]은 김혜진 작가 글입니다. 이 작품은 현대문학상 우수상과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입니다. 주변인에 대해 오지랖이 넓은 부부가 주인공입니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 사적 영역의 침범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으로 관심은 사랑과 연대, 그리고 배려감과 동의어로 쓰입니다. 그럼에도 지나치면 오지랖을 넘어 타인에 대한 침범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오직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대부호]는 성혜령 작가 작품입니다.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으니 超신인입니다. 그럼에도 2023년과 2025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고,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에 [간병인]으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문학계의 길린아로 떠오르는 작가입니다. ‘대부호’는 카드 게임입니다. 4장의 같은 카드(일반적으로 포카라고 하지요)를 ‘혁명’이라 부르며, 혁명을 외치면 게임룰이 뒤바뀌는 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19세 오빠를 아르바이트하던 현장에서 잃고(삼립 SNP 빵공장 사고가 연상), 하루 16시간씩 11톤 영업용 화물트럭을 운전하다 휴게소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아버지를 둔 딸과 남겨진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떨어져 살던 모녀가 엄마의 어깨골절로 한시적으로 동거하게 됩니다. 어머니는 태극기 부대(애국 보수단체) 집회에 나가며, 극우 채널만 시청하는 모습을 보여 딸과 갈등하는 구조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모녀간의 갈등(혈연이기에 결코 극단으로 치달을 수 없는)으로 그려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겨울의 윤리]는 2016년 등단한 이민진 작가 작품입니다. 등단한 지 10년 만의 첫 문학상 수상작인데요. 화자인 나(해진)의 이야기가 이전의 나와 현재의 나로 분리 되어 진해됩니다. 심사평에 의하면 이 작품과 대상 수상작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정이현 작가의 [실패 크루]는 이번 수상작 중 제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이 가는 작품입니다. 2002년 등단 후 20여 년 작품 활동을 해온 연륜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배려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우리의 적들이 山을 오를 때]라는 함윤이 님의 작품입니다. 문을 닫은 천문대를 구입해 둥지를 튼 사이버 종교인들과 기존 거주민과의 갈등을 그린 작품입니다. 다소 판타지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입니다.
올해 수상작품은 모두 여성작가들의 작품입니다. "최근의 한국문학이 여성 독자들과 여성 작가들이 지탱하고 있다"는 심사위원 김형중 문학평론가의 의견에 동의하게 됩니다. 본상을 심사한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읽으며, 사람들마다 생각이 많이 다름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작품을 쓰는 것은 작가이지만, 읽어나가며 해석하는 방식은 독자의 몫입니다.
1月末에 출간되어 나오면 2월 초쯤 구입해 놓고, 다른 책에 우선순위가 밀려(도서관에서 대여해 온 책들은 반납기한이 정해져 있기에) 여름 즈음에야 읽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납니다. 확인해 보니 작년 작품집도 10월 추석연휴 기간에 읽었었네요. 올해는 빠른 독서로 부담감을 내려놓습니다.ㅎㅎ
재밌습니다. 주제도 다양합니다. 마음 편한 독서를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일독을 추천합니다.
올해 19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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