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독후기록 20] 초역 부처의 말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

by 서민호

[초역 부처의 말]

副題 :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

코이케 류노스케, 박재현 譯, 포레스트북스, 2024년 5월, 볼륨 255쪽.



우리나라에서 약 30만 부가 팔린 책입니다. 코이케 류노스케, 들어 보셨나요?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라고 하면 더 잘 아실까요? 2010년에 나온 [생각 버리기 연습]은 우리나라에서 70만 부 이상이 팔린 책입니다. 이 책의 인기를 이어받아 일본에서 2011년 1월에 나온 책입니다.


저자는 1978년生입니다. 나이를 알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30대 초반에 이런 책을 썼다는 점이요. 물론 저자의 이야기가 아닌 부처님의 말씀을 초역한 거니 그럴 수 있다 납득이 가더군요. 書名에서 쓰인 超譯은 원문의 의도나 의미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역 대신 더 효과적으로 의역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전직 승려이자 현재는 도장主, 작가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 중 190개 구절을 추려, 12개 주제로 구분하여 12部로 구성하였습니다.

맨 첫 주제는 禍에 대해서입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제목인데요. 禍에 대해서만 25개 구절을 인용하여 전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평상심을 유지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비교하지 않아야 진정한 평온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자랑하지 않는다. 자만하지 않는다. 경쟁하지 않는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투지 않는다. 여기서 ‘하지 마라’의 명령형이 아닌 ‘않는다’는 능동형을 사용한다는 점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3부는 모든 業(카르마)의 근원이 되는 집착, 욕망 등을 자제하라는 <바라지 않는다>입니다. 집착은 강력한 속박입니다.


4부 <선한 업(善業)을 쌓아라>에선 부정적인 행동, 말, 생각이 불행한 인생을 만듦을 알려줍니다. 5부에서는 친구를 선택하는 데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을 언급하는데요. 가짜 친구(여기에 ‘친구’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게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구별법이 인상적입니다. 원하기만 하는 친구, 말 뿐인 친구,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친구, 재산을 줄이는 계기가 되는 친구는 멀리해야 합니다.


6부는 행복이란 집착하지 않는 데 있음을, 7부는 ‘자신을 알라’입니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內面의 변화를 바라보고 끊임없이 스스로와 대면하는 사람을 ‘명상가’”라 부르며, 명상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8부와 9부는 몸(身體)을 바라보고, 자유로워 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강을 건넌 뒤에는 뗏목을 버려라. 그래야 자유로워진다”는 말씀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뗏목과 같다. 나(부처)의 말도, 가르침도, 진리조차도 버려라”는 대목에서, 임제선사의 “부처를 만나거든 부처를 죽여라”는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됩니다.


10부는 자비를 배우고, 깨달아야(覺)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깨달으라는 말일까요? 고통을, 그리고 진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우주 만물은 늘 변한다(諸行無常)는 것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諸法無我), 모든 것이 고통(一切行苦) 임을요. 불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인생은 苦입니다.


마지막 12부는 죽음(死)을 다룹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언젠가는 생을 마감합니다. “죽음을 인정하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라” 하십니다.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자신이 생에서 쌓은 業뿐입니다. 그래서 선업을 쌓아야 합니다. 空手來空手去, 수의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입니다.


蛇足입니다만 그의 인기작 [생각 버리기 연습(2010)]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생각하는 나를 멈추고, 느끼는 나를 깨워라는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일상의 스트레스와 번뇌의 원인을 ‘지나친 생각’으로 보고, 이를 다스려야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핵심 실천항목으로 1) 생각은 ‘病’이다. 2) 五感에 집중하자(생각을 멈추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3) 마음의 태도를 교정(머릿속을 텅 비운다는 의미가 아닌, 나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책은 사상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법을 다루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았었는데요. 그다음 해에 이런 인기를 업고 나온 책이 [초역 부처의 말(2011)]입니다.


서두 작가소개에 잠시 언급했듯 저자는 승려에서 2019년 환속합니다. 환속의 배경을 살펴보니 자신이 가르쳐온 내용과 실제 자신의 모습 사이의 괴리를 견디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깨달음에 대한 강박과 좌절, ‘위선’에 대한 고백(2018년 여성과의 불륜사건.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인정)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인간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엔 어려움이 많음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저자의 말이 아닌 부처(깨달은 사람)님의 말씀이기에 본질은 변함이 없습니다.


순서와 무관하게 어느 쪽을 펼쳐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20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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