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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Mar 07. 2024

[2024 독후기록 13] 말하기의 태도

강원국, 김민식 님 공저.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곤 하지만 봄의 대세를 거스를 순 없네요.  저는 급한 성질 때문인지 말 속도가 빠르고 다소 더듬습니다. 의식적으로 조금 천천히 말하려 해도, 50년 넘게 지녀온 습관 때문인지 잘 고쳐지질 않네요.ㅠㅠ   말하기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지라, 강원국 작가님과 김민식 PD님을 좋아해, 이분들 책은 다 읽었습니다.  작년에는 두 분 강의도 찾아가 들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두 분께서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나오자마자 구입했습니다.  강작가님 기준으론 9번째, 김 PD 님 기준으론 7번째 책입니다.



[말하기의 태도]

강원국 & 김민식, 테라코타, 2024년 1월, 볼륨 303쪽.


워낙 유명하신 분들이라 작가님 소개는 생략합니다.  강의 잘하기로 소문난 두 분이 만나, 1년의 기간을 대화하고 같이 집필하셨기에 1 + 1 = 2가 아닌, 2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프롤로그는 강작가님이, 에필로그는 김 PD 님이 쓰셨는데,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뒷부분에 두 분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어느 파트부터 읽어도 무방하지만, 가급적 순서대로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책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 말하기의 ‘기술’이 아닌 ‘태도’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화하는 태도에 그 사람의 人品이 배어있다고.

강작가님은 바람직한 말하기의 태도를 마음가짐, 자세, 방식, 관점이란 4가지 측면으로 이야기합니다.  모든 건 마음가짐에서 출발하며, 마음가짐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자세가 된답니다. 말하는 방식이 태도를 형성하고, 말의 품격을 좌우하고요.  더불어 어떤 일이나 그 돌아가는 상황 등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말의 태도를 만든답니다.  말을 잘한다는 사람, 대화와 소통에 능한 사람의 공통점은 말하기의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십니다.


김 PD 님이 정의하는  말하기의 좋은 태도란 “공감과 이해, 존중과 책임, 그리고 긍정적인 자세다.  공감과 이해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들을 때는 말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내가 말을 할 때는 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로 요약됩니다.


강원국 작가님은 자신의 벤치마킹 모델로 유시민 작가님을 꼽습니다.   유작가님의 장점으로 여섯 가지 역량을 드는데요.  첫째, 입력을 많이 한다. 둘째, 이해해야 한다(남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이해한 것이랍니다).  셋째, 요약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행간을 읽어야 한다.  다섯째, 읽어 낸 행간을 해석하고 해설할 줄 알아야 한다.  여섯째, 비판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를 제시합니다.  제대로 말하려면 많은 능력이 필요하네요.


두 분의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사고과정에서 몰입, 연상, 융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몰입은 화두를 붙들고 고민하는 것으로 수렴적 사고.  연상은 확산적 사고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든다.  융합은 수집해 온 조각들을 모아 연결하고 결합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중략)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단단한 근거다.  ‘근거’를 충분히 모은 다음에는 ‘논리’를 만든다.  여기에 ‘신뢰’를 더해야 설득력이 생긴다.


이에 반해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는 5가지가 없다 일갈합니다.  책임감이 없다(남 탓만 한다).  말에 자기가 없다(유체이탈화법).  일관성이 없다.  구체성이 없다.  말속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다(비속어와 심지어 욕설도 한다).  반 쪽 분량인 이 부분을 읽고 어쩜 이리도 핵심을 파악하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읽다 마음에 와닿아 옮겨 적은 구절들입니다.  적다 보니 너무 많네요.


“경청이야말로 말하는 사람에 대한 최고의 예우이며, 가장 효과적인 아부다.”

“글은 내가 쓰지만 독자가 읽는다.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가 알고 싶고 듣고 싶은 내용을 써야 한다.”

“말 잘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고,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마음을 여는 사람이 되려면 잘 들어줘야 함을 배웁니다.

“결국 말을 잘한다는 건 남과 다르게 말한다는 것.”

“자기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산다.”

“대화의 기본은 ‘질문’과 ‘대답’이다.”

“傾聽이란 몸을 앞으로 기울여서 듣는 거다.”  여기서의 傾 자는 기울 경 字.

“묻는 사람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모든 말에는 목적이 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사랑’과 ‘존중’이라는 두 축에 의해 유지된다.”

“’ 침묵’과 ‘경청’이야말로 가장 어른스러운 대화 행위다.”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훈계는 막말이나 다름없다.  막말은 상처를 입힌다.”  가장 하지 않아야 할 게 충고나 조언, 훈계와 비난입니다.

“충조평판,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정혜신 정신의학전문의)”

가장 하지 않아야 할 게 충고나 조언, 훈계와 비난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시간은 아끼되 땀과 노력은 아끼지 말라.  그런 사람에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저 젊은 시절에 베스트셀러인 책인데요. 유명한 문장 앞에 “시간은 아끼되 땀과 노력은 아끼지 말라”라는 문장이 있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말공부는 인생 공부다.”

“말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다.  주고받음이다.”

“한 사람을 만나는 건, 수 십 년의 인생의 合을 만나는 일이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하니까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게 되더라.”.


“대화의 성공여부는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 달려 있다. 대화의 목적은 소통이다.  친목, 설명, 설득 등 목적이 다르면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내가 아무리 흡족하게 대화했어도 상대가 만족하지 못하면 그 소통은 실패한 것이다.


3월 연휴기간에 읽은 책입니다.  다른 일로 정리가 좀 늦었네요.  두 분이 펼치는 언어의 향연과 말하기 태도의 활홀경에 빠져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 13번째 책읽기

#말하기의태도  #강원국  #김민식  #대화의고수  #독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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