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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Jul 05. 2023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더 메뉴>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다. 맛을 보고 소화를 한다. 모든 인간이 똑같다. 그러나 먹는 음식은 다르다. 누구는 가난하게 삼각김밥 하나만 먹으며 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누군가는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썰며 음식을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 음식에 따라 빈부격차를 느낄 수도 있지만, 결국 먹는다는 행위는 동일하다. 먹고 소화시키는 행위는 동일하다. 그러나 그런 맛과 음식에 의미를 부여하고 빈부격차를 표현하게 되는 순간 그건 과연 음식을 먹는 행위가 맞을까. 음식을 평가하고 자신의 지식에 따라 이야기를 나누는 그것 자체가 음식이 아닌 다른 영역의 일이 아닐까. 결국 먹는다는 행위는 똑같은데.



오늘 소개할 영화는 <더 메뉴>이다.



음식점에 가면 여러 메뉴가 있다. 다양한 메뉴에 따라 취향껏 선택하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결괏값은 똑같다. 배가 부르다. 맛이 평생 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사라질 맛을 계속해서 즐기고 있다. 맛은 사라지기 때문에, 그 일순간의 행복을 위해 충족하는 인간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줄거리>



외딴섬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디너 180만 원, 
단 12명에만 주어지는 특별한 초대에 참석하게 된 커플, 
‘타일러’와 ‘마고’. 셰프 ‘슬로윅’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 요리에 '타일러'는 환호하지만,
'마고'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코스 요리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셰프가 설계한 완벽한 계획 아래 기이한 일들이 펼쳐지는데…
그들이 이곳에 초대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숨겨졌던 위험한 비밀이 밝혀진다

200불짜리의 식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만 원이 넘어버리는 금액의 한 끼 식사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주인공 마고도 타일러와 함께 그곳에 방문하게 된다. 외딴섬에 있는 레스토랑은 그곳에서 만들어내는 모든 재료로 음식을 준비한다. 여러 사람들이 배에 타 섬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레스토랑의 셰프 슬로윅을 만나게 된다. 슬로윅이 만들어낸 음식은 예술의 경지라며 타일러는 환호한다. 코스 요리에 따라 메뉴가 하나둘씩 나오며, 사람들은 평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코스요리가 일그러지기 시작하는데..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음식을 평가하면서, 코스 요리를 즐기는 순간. 그것은 행복이 아니다.






<장점>



              셰프의 시대에 나온.            


우리는 셰프들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다.


  이 영화가 더 재미있던 이유는 바로 지금의 시대가 셰프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셰프들의 명성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그들에 대한 우상화가 되어가고 있는 시대이다. 그들의 리더십과 인망에 사람들이 열망하고 환호한다. 그런 셰프의 시대에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행동과 그런 명성조차 어쩌면 다른 이면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셰프에 대한 복종심과 충성심, 그리고 그런 열망에 대해서도 다소 잔인하고 은유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남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왔던 셰프가, 즐거움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어디인지. 그런 꿈을 쫓아간 사람들의 이면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시대가 셰프의 시대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더 많은 집중을 할 수 있었다.                                          




              블랙코미디. 식사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행동을 비웃는다.            


고급진 음식들. 그러나 스크린 너머 사람들에게는 다 개소리


 영화는 블랙코미디 영화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상류층이다. 그러나 주인공 마고와 셰프 슬로윅은 그렇지 않다. 하류층에서 상류층으로 올라온 인물로서, 상류층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명성을 얻기 위해 자신들이 싫어하는 상류층과 가깝게 지낸다. 그런 이중적인 모습은 현대의 대중사회에서도 볼 수 있다. 자본주의를 욕하는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속한다는 그런 모순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는 음식이라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 계속해서 비판한다. 음식을 평가하는 사람들과 음식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 자리에서 관객들은 마고의 시선에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이 음식이 아닌 걸로 보인다. 관객들은 나오는 음식들에 대해서 마고의 시점으로 일차원적으로 보지만 다른 등장인물들은 다르다. 음식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음식을 보고 감탄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마고는 그런 그들과 다른 이방인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를 중요시하고, 음식에 있어서 타인의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시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음식은 먹는다는 것이 중요하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계속해서 꼬집는 듯하다.                                          




              진지한 분위기를 끌고 간다. 영화의 연출            


몰입이 되는 공간 설정


     영화는 계속해서 진지한 분위기를 끌고 간다. 음식에 대한 연출과 영화의 긴장되는 상황에 대해서 셰프 슬로윅뿐만 아니라 그의 뒤에 있는 모든 조리사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의 가족처럼 광기 어린 모습으로 셰프 슬로윅의 지휘하에 모든 것을 이뤄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광기를 엿볼 수 있다. 공포스러운 하나의 태도에서 관객들은 영화의 긴장되는 상황에 몰입해서 볼 수 있다. 이런 진지한 분위기는 결국 영화의 연출과 등장인물들의 태도, 그리고 셰프 슬로윅의 카리스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모를 수도            


두 사람이 나누었던 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영화는 다소 혼란스럽다 느낄 수도 있다. 이 영화를 단순히 스릴러, 공포 영화로 바라보는 경우에 생기는 문제이다. 무언가 의미가 있고, 그 안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영화의 장르적 특성상 관객들은 이 영화가 찝찝하다고 느낄 것이다. 왜 그들은 탈출을 하지 않았으며, 셰프 슬로윅이 왜 그러는지. 모든 행동과 서사가 전부 불확실하게 보일 것이다. 난잡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며,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마치 감독만 즐기고 있는 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 안에서 명확한 주제의식을 찾기는 쉽다. 슬로윅이 말하는 것, 다른 인물들이 음식에 대해 칭찬하는 것. 슬로윅의 연설이나 다른 인물들의 대화. 그냥 모든 것이 개소리 같다는 생각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주제의식일 것이다.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분석하려는 것조차도 블랙코미디의 일부            


영화의 좋고 나쁨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을까.


     영화의 초반부 타일러는 얘기했다. 예술과 관련된 직업들이 다 거짓 같은 것이고 오로지 셰프 슬로윅만이 의미를 부여하는 예술가 같은 존재라고. 그런 타일러는 셰프를 우상화하고, 그가 만들어내는 음식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음식을 음식으로 즐기지 않고, 그것을 분석하고 이야깃거리로 삼으려 한다.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도 하며, 그런 지식을 없는 타인에 대해 비판을 한다. 영화는 그런 타일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에 대한 처벌로도 이어진다. 지식만 알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은 영화를 분석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전달이 된다. 영화를 그저 영화로 보아야 한다. 영화에 대해서 무엇이 좋다 그렇다를 평가하는 순간 영화의 재미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즉 이 영화가 블랙코미디라는 것을 분석하는 것조차 영화가 만들어낸 블랙코미디의 일부인 셈이다.                                          






<평가>



한 줄 평 : 예 술병에 걸린 영화이냐, 블랙코미디이냐


스토리 : 3/5

[호불호가 나뉠 스토리스토리를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지 찾아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겠지만, 영화를 그냥 즐긴다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모호함 때문에 작품의 스토리를 완전히 파악하기란 힘들 것이다.]


연출 : 4/5

[진지한 분위기를 끌고 가는 압도적인 카리스마. 셰프 슬로윅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와 그를 따르는 조리사들의 일사불란한 모습, 음식들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긴장감 등 영화는 관객들을 붙잡을 수 있는 힘 있는 연출을 보여주었다.]


작품성 : 5/5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본주의 속에 들어가는 순간.]


총평 : 3/5

[긴장감을 계속 끌고 갈 줄 아는. 호불호가 나뉠 영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분석하고,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재미있게 받아들였다면 이 영화가 좋게 보였겠지만, 이 영화를 스릴러 영화로서 보고 하나의 의미로서 받아들이려 하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최악으로 보였을 것.]



만약 음식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남들과 다른 음식을 먹고 싶다면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들어간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 <더 메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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