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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주는 하늘

속삭여 주는 구름아

by 우나다

오늘 하늘을 보니 구름은 마치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따금 바람에 휩쓸려 모양을 바꾸는 구름의 움직임은 우리 삶의 변화와도 닮아 있다. 변덕스러운 바람이 아니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어디론가로 나아간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경험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상징하는 듯하다.

구름은 때로는 하얗고 순수해 보이며, 그 자체로 모든 것의 근심을 덮어주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맑은 날의 하얀 구름은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의미를 발견한다. 누군가는 구름을 보며 어린 시절의 자유롭던 시기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바라본다. 이처럼 구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각자 다르게 느껴진다.


어떤 날은 하늘을 잔뜩 뒤덮은 회색빛 구름이 보인다. 그럴 때면 하늘은 무겁고 불안정해 보이지만, 구름은 결국 비를 머금고 내려놓는다. 마치 우리 삶에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할 때, 그것을 그대로 견디며 결국은 흘려보내는 순간처럼 말이다. 구름이 비를 뿌리고 나면 하늘은 다시 맑아지고,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다. 구름은 그 무게를 짊어지고 다니며 비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우리에게도 그러한 치유의 순간을 선물한다.


구름을 바라보면 그 안에 수많은 형상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동물을, 어떤 사람은 익숙한 풍경을, 또 누군가는 그저 추상적인 형체를 발견한다. 그러나 이 모든 형상은 실재하지 않는다. 구름은 그저 공기와 수증기의 집합일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 각자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고, 각자의 이야기로 채운다. 구름은 이처럼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우리는 구름을 통해 상상력을 펼치고,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감정이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구름은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따라 존재하며, 그 순간순간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마치 우리의 삶도 매일 똑같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때로는 폭풍 같은 날들이 찾아와 우리를 흔들고, 때로는 맑고 평화로운 나날이 찾아와 우리를 위로한다. 구름은 그 모든 상황을 담아내며 그때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자체로 자연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인다. 구름은 변화와 일관성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구름은 우리의 마음에 비치는 거울과도 같다. 우리가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구름은 아름답게도, 무겁게도 느껴진다. 차분한 마음으로 구름을 바라볼 때, 그 속에서 느껴지는 평온함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해 준다. 반면 마음이 불안할 때는 구름이 더욱 어둡고 무겁게 다가오기도 한다. 구름은 그 자체로 우리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는 일종의 상징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구름을 보는 일은 단순히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구름은 하늘에 떠 있지만, 언제나 그곳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구름은 흩어지고 새로운 구름이 나타난다. 이처럼 우리는 삶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은 어느 순간 지나가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무언가가 채우게 된다. 구름은 인생의 덧없음을 상기시키면서도 그 속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의 구름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구름은 늘 우리 위에 있지만, 그 순간순간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구름을 바라보며 각자의 언어로 해석할 때, 우리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을 수 있다. 구름이 주는 이러한 변화무쌍한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삶과도 같다. 언제나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늘 새롭고 변화하는 구름.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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