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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될 수 없다.

읽고, 쓰고, 걷다. / 차라투스투라

by 우나다

"아....나 정말 모지인가? 하....난 왜 이걸 못 버티지?

군대도 다녀왔는 걸.... 더 심한 것도 겪었잖아?

그런데... 도망치고 싶은거야? 하..."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읽으면 된다며, 걸으면 된다며, 그리고 쓰면 된다면서?


"난 뭐가 되고 싶었을까? 왜 읽고 쓰고 걸었는가? 참 씁쓸하다. 내 인생. 내 옆에 있는 많은 심리학책, 고전, 뇌과학, 자계서, 동서문화사의 고전들. 찰리의 연감.


난 낙타가 아니야. 최소한 사자야. 내가 주인이 되어 지식을 잡아먹거든. 아니. 어쩌면 어린아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무아를 알 것 같기도 하고, 텅빈 상태도 알거같기도 한데.

잠깐 어린아이처럼 즐긴 적도 있었지.


그런데 내 등에 있는 이 짐은 뭐지? 왜 안 걸어지지?

사자이며, 어린아이라고 꿈을 꾼 낙타였다.


무슨 짐인지, 누구 짐인지 모르겠다. 그냥 걷는다.

주저앉았다. 아니, 그냥 넘어졌다. 낙타는 자만했다.

난 사막을 건너는 낙타. 어떤 짐도 인내하며 걸어가는 낙타.

짐이 뭔지, 누구건지, 누굴 태웠는지는 중요치 않다.


인내하며 사막을 건너간다. 아니 끌려가는 낙타다.

내 등에 혹에 에너지를 채워야해, 워라벨을 힐링을 해야해.


그러면 난 다시 걸을 수 있어. 사막을 뚫을 수 있어.

제발 움직이란 말이야. 내 다리야. 이 몸뚱아리야.


이 정도 짐에 무너질거야? 일어나.


짐이 무언지,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난 이걸 들어야 해. 그리고 걸어야해.


난 인내하며, 희생하고 배려하는 낙타니까.


일어나. 일어나서 어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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