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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녀사 Nov 06. 2024

찢고 뭉개고, 꽃이 피어나다!

스트레스 꽃 만들기

12. 클레이를 통한 감정 정화와 승화 활동



@활동영상

https://www.instagram.com/reel/DBuxB7Ct17j/?igsh=MWljM2NpOTRhcnBjbQ==

https://www.instagram.com/p/DB-ubyVTbke/?igsh=Ym9rNHh6aHNiYW5y


@대상: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장애     

@활동시간: 50분     

@준비물: 캔버스, 아크릴물감 및 물감 채색 도구, 아이클레이, 습자지, 한지, 이쑤시개     

@기대효과: 스트레스 꽃 활동은 스트레스를 탐색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작품을 통해 감정의 승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평소 자주 접하지 않은 습자지를 매체로 사용하여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답니다. 또한, 자신의 스트레스를 글로 적어 시각화하면서 이해를 돕고, 클레이의 부드러운 촉감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이완하도록 합니다. 이와 더불어 부드러운 질감의 습자지를 찢는 과정을 통해 감정적 해소와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어요.

@활동준비: 오늘의 활동은 예비작업과 본 작업으로 나뉘어 진행돼요. 예비작업에서는 준비된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바르는 과정을 포함하며, 아이의 에너지 수준과 주의집중력에 따라 예비작업과 본 작업을 하루에 모두 진행할 수도 있고, 어려운 경우 기간과 시간을 두고 나눠서 진행할 수도 있어요. 저는 주로 전 회기에 ‘자신의 색을 탐색하기’라는 주제로 물감 바르기 활동을 한답니다(11회기 참조). 또한, 대상자가 많은 집단일 경우, 다양한 색으로 채색된 캔버스를 준비해가며,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떤 색입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미술 활동에 흥미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예비작업은 아이가 미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통해 자아효능감을 높이는 데 기여해요. 빈 곳 없이 가득 채워진 캔버스를 보며 아이는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낄 거에요.  

@활동과정: 최근 아이가 느끼는 스트레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대략 5개의 스트레스 요인을 탐색해보고, 스트레스와 유사한 습자지의 색을 선택해요. 선택된 습자지에 스트레스 요인을 글로써 적어볼 거에요. 단어도 좋고, 긴 문장도 괜찮습니다. 다음 과정은 각 스트레스 요소에 대해 아이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을 평가하는 단계에요. 아이가 스트레스를 서열화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이제 아이와 함께 가장 낮은 순위의 스트레스 요인부터 이야기를 나누고, 습자지를 찢는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특정 대상에 대해 강한 분노를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00이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얘 때문에 학교도 가기 싫고, 내 하루를 망치고 있어, 핵폭탄을 떨어뜨려 죽어버렸으면, 소총으로 쏴 죽어버렸으면.”


물론, 아이의 이러한 ‘죽인다’는 거친 표현은 저를 포함한 많은 부모님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이죠.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스트레스 요인 탐색’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너 요즘 무슨 일로 스트레스받니?”라고 묻고 나서, 아이가 마치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침착하게 스트레스 대상을 이야기하길 기대할 수는 없지요. 성인들도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털어놓을 때는 직장 상사나 명절 준비에 대한 불편한 감정(비속어)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잖아요. 아이가 거친 말로 친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부모나 치료사에게 마음을 열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라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스트레스 감정을 무던하게 헤아려 주는 것이죠.     


“네가 친구 때문에 정말 화가 난 상태구나? 네 말투만 들어도 그 친구 때문에 화가 얼마나 나는지 느껴져.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씨, 진짜 스트레스받아요. 그 애가 내 뒷자리인데 자꾸 수업시간에 머리를 치거나 옷을 잡아당겨요. 참다가 하지 말라고 얘기했더니 선생님이 오히려 나한테 조용히 하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애 때문에 혼나기만 하고, 아주 총으로 쏴버리고 싶어요.”

“정말 억울하고 화날 만해. 내가 들어도 정말 속상하다. 이 부분을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서 그 친구가 주의를 받게 해야겠네. 그런데 네가 친구에게 ‘죽이고 싶다’라고 표현한 건 ‘나 이렇게까지 화가 나 있어요’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거잖아? 그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너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돼. 네 마음 다 알아.”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면서, ‘죽인다’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 대신 다른 말로 감정을 표현해 보자고 알려 주면 됩니다.

이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 요인을 탐색하고 습자지를 찢으며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과정을 마쳤다면, 다음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이완할 수 있는 클레이 활동을 진행해 볼 차례에요. 부드럽고 촉감이 좋은 파스텔톤 아이클레이를 반죽하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환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꽃’을 꾸며보는 활동이에요. 캔버스에 원하는 반 입체 모양으로 클레이를 도톰하게 올려 고정해 보세요. 클레이는 점성이 있어 다른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캔버스에 쉽게 고정되요. 이때, 클레이의 두께는 약 1cm 정도로 제법 두툼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하면 이쑤시개로 꽃잎을 만들 때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습니다. 캔버스에 클레이를 고정했다면, 이쑤시개를 사용해 찢은 습자지를 고정하며 꽃을 만드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대상 아동의 연령이나 특성에 따라 이쑤시개가 위험할 경우, 끝이 뭉툭한 긴 막대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에요. 저는 장애가 있는 대상의 경우에는 끝을 뭉툭하게 깎은 연필 등을 사용해요. 클레이가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약간의 힘만으로도 습자지를 잘 고정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도구를 선택해 주세요.

습자지를 클레이에 고정하여 꽃잎을 완성해 나가며, 스트레스 요인들이 아름다운 꽃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이 스트레스가 때로는 나를 붙잡아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련과 성장을 담아내는 ‘스트레스 꽃’ 활동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차분히 표현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TIP_1 집단프로그램으로도 유용해요

'스트레스 꽃' 활동은 개인 활동(개인 상담)뿐만 아니라 집단 활동(집단 상담)에서도 매우 효과적이에요. 집단에서 자신의 스트레스 요인을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음으로써,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강화하고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답니다.    

 

✓TIP_2 스트레스 반응과 대처를 알아보기 위해 그림 검사를 먼저 시행해보세요.

'스트레스 꽃'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 또는 대상자의 스트레스 반응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빗속의 사람 그림검사(PITR)'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응과 대처 능력을 평가해보세요. 이를 통해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한 후 '스트레스 꽃' 활동을 진행하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미술치료사의 무던한 미술 활동 15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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