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개콘이 망했다는 말... 반박을 할 수 없네.
대통령 투표권을 지금까지 총 5번 참여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다행스러운 건
내가 첫 번째 선택한 대통령이
古 "노무현 대통령" 님이라는 점.
항상 선거철이 되면, 시끌벅적한 건 기본이다.
로고송이 여기저기 울려 퍼지고,
출마자들의 길거리 유세로 난리 북새통이다.
인기 있는 후보를 따르는 지지자들.
솔직히 이런 광경들이 시끄러울 때도 많지만
선거철이 매번 있는 것도 아니기에
구경을 하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도 있다.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교육감 등
예비 고위직분들이
우리 같은 일개 시민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90도로 접히는 폴더 인사를 수없이 행한다.
정말 '국민의 일꾼'인 것처럼...
내키지 않지만 손수 달려오셔서
덥석 손까지 잡아주시기도 한다.
이 세상 가장 해맑은 미소를 띠면서...
(내 손 잡았으니깐 당연히 나 뽑을 거지?)라는 표정처럼.
그리고 이 시기 출마자 분들의 귀도 어마어마하게
커 보이기도 한다.
꼬맹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들어야 되기에...
경청의 왕처럼 보인다.
이같이 선거철이라는 특정 시기에만
접해 볼 수 있는 희귀한 경험들이다.
당선 이후가 되면,
우리 지역까지 찾아와 인사를 받는 건 둘째 치더라도
아예 초청을 하지 않으면 얼굴 자체를 보기 어려워지고
악수는...
악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옆에 다가가는 것조차
그분들 옆에 둘러싸여 있는 검은 정장의 분들에게
먼저 허락이 필요하다. 손 보는 것도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이때부턴 귀가 정상적인 사이즈로 변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단
특정인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자주.
그래서 선거철은 그들에겐
서민 흉내를 공식적으로 해봐도 된다고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만들어 준 날인 것 같다.
이제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불과 한 달도 채남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 보니 국힘당 대선 후보가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선에서 올바른 절차를 통해 올라온
김문수는 대선 후보 교체에 동의한 적도 없고,
오히려 국힘당 지도부를 고소한다는 기사가 떴다.
정말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괴하고도 배꼽이 빠지다 못해 없어질 정도로
웃기고 부끄러운 광경 아닌가?
난 저 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되던지 간에
일절 관심도 없다.
그런데 계속 그와 관련된 기사는 검색을 해보게 된다.
왜냐면 언제 이런 기괴한 모습이 또 있겠나 싶어서.
또 한 편으로 저 당에서 일찍 정리가 되지 않으면
매번 선거철에서 봐왔던
후보들의 서민 코스프레 장면도 줄어들 것이
아닌가? 아쉽게로..ㅋㅋ
어쨌든 이번 대통령 선거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뭐 하나 제대로
흘러가는 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이만큼 진통...
아니 산통을 겪고 난 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나면
분명 대한민국에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징조겠지?
이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처럼
우리 정치도 이 전보단 한껏 품격 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한 단계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