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다가온 설렘...

by 관돌

이틀 전 인가?

꽤 많은 눈이 전국에 내렸다.

전날 기상예보에도 전국적인 눈 소식이 있을 거라고

언급은 했었지만 설마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이곳.

대구...

'그냥 흩뿌리다 말겠지? 아니 오기나 할까?'

라고 생각했었다.


그날 새벽 조깅을 나갔다가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봐야 겨우

'어... 저거... 눈 내리는 건가?'

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럼 그렀지. 대구에서 무슨 눈 걱정을...'

라고 생각하며 샤워를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고?

창문 밖으로 눈발이 휘날리는 것이 아닌가?

진짜 눈이 내렸다. 그것도 꽤나 많이...

상상하지 않은 일인데...

어느 순간부터 어른이 된 탓에

눈 오는 걸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운전하기 힘들고, 내리고 난 후 길이 더러워 보이고

날씨도 춥고 미끄러질 수 있기에...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예상치 못하게 쌓여만 가는 눈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밟고 지나가는 감촉도 느껴질 만큼 뽀드득뽀드득

소리도 듣기 좋았고.


요 며칠 동안 기분도 마치 어제 본 눈처럼

좋은 것 같았다.

특별히 달라진 것도

변한 상황도 없는데...


사람들과 전 보다 친근해진 느낌이랄까?

다가와주기도 하고,

나를 편하게 대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은 것 같다.


이제야 나 역시도 이곳에서

조금씩 긴장도 풀려가는 상태가 되었나 보다.


남들보다 경계심도 많고,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편이라 속앓이도 많은

편인데, 나도 모르게 조금씩 스며들고 있고

그런 모습을 좋은 이미지로 바라봐 주는 상황들이

부담도 되는 한 편,

설렘도 덩달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어쩌면 눈 대신

설렘을 데굴데굴 굴려서

눈사람도 만들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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