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상한대, 전혀 이상하지 않은 듯 한 당당함.
'너무 예민했나?'
'저 사람들은 괜찮은 건가? 그냥 모른 척 하나?'
그 모습을 매번 보게 될 때면, 자동적으로 이러한 궁금증이 떠오른다.
하지만 여전히 원하는 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누구를 붙잡고 진지하게 물어볼 정도로 가치 있는 질문은 더더욱 아니다. 솔직히 물어보기도 싫은 게 사실이다. 그냥 이상하게 보일까 봐.
그럼 도대체 어떤 행동이길래 이렇게 극도로 싫어하는 걸까?
먼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대중목욕탕이다.
원래 목욕탕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우나를 즐기면서부터 자주 찾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개운하게 씻고 나와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불쾌한 기분이 든다. 남탕에서는 꽤 쉽게 볼 수 있는데, 솔직히 여탕은 감히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알 수 없다.
어릴 때는 목욕탕 가는 것을 솔직히 좋아하지 않았다. 온탕은 그 당시에 따뜻하기보다 뜨거웠고, 사우나는 답답한 기분만 들어서 힘들었었다. 그리고 목욕탕은 내게 있어 썩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탕 안에서 은밀하게 소변을 본다던가, 또는 그만큼 냉탕 옆에 '수영금지'라고 떡 하니 표지판을 붙여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다 큰 어른이 첨벙첨벙 수영을 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덩치 큰 어른 두서너 명이 온몸에 용, 호랑이처럼 무서운 동물들을 휘감고 걸어 다니는 모습들이 어릴 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런 듯하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나를 더 화나게 하는 행동이 또 생겼다.
그것은 바로... 헤어 드라이기 사용에 관한 것이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분들은 벌써 아셨으리라 생각된다. 목욕을 마치고 입구에서 몸을 닦고 있으면, 몇몇 사람들이 거울 앞에서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헤어 드라이기라는 이름에 걸맞은 용도로 사용한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아! 진짜!'
'저거 집에서나 좀 저렇게 하지... 혼자 쓰는 것도 아닌데 왜 저러노!’
말 그대로 헤어 드라이기다. 머리를 건조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기계.
하지만, 남탕...
분명 특정 목욕탕도 아니다. 이제껏 이용해 왔던 대부분이 그랬다.
헤어 드라이기 용도는 결코 머리 말리는 용도로만 사용되지는 않고 있었다.
아니, 솔직히 머리 보단 다른 부위를 말리는데 시간 할애를 더 하는 듯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상체는 겨드랑이, 하체는 중요 부위 및 엉덩이 정도.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고,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드라이기로 건조하면 빠른 시간 안에 살결이 뽀송뽀송해져 기분이 좋아진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하기 싫었다.
왜냐하면, 여긴 내 집이 아니니깐!
말 그대로 대중 다수가 사용하는 목욕탕이다. 이는 엄연히 드라이기도 공용물품이라는 의미를 나타내주기도 한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쓰이고 있다.
그것도 머리가 아닌 다른 주요 신체 부위를 말리는데 헤드를 갖다 대기도 한다.
더 웃긴 건 그러한 행동을 하는데 전혀 부끄러움이나 눈치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꽤 오랜 시간 건조를 한 후에야 자연스럽게 자리에 놓아 버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난 그 모습을 눈으로 직접 봤기에 사용자체가 거북한 기분이 들어 그냥 수건으로 머리를 털기만 한다. 내 뒤에 나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다.
'분명 모르면 약이라고 했던가?'
굳이 잘 사용하시는 분에게, "그 드라이기 좀 전에 어떤 아저씨가 거기 말린 건데... 안 찝찝하세요?"라고 말해 줄 이유 또한 없으니...
분명 목욕탕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도 그 모습을 심심찮게 봤을 테지만, 나처럼 유별나게 생각한 분도 없었을 것이고, 아예 관심자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이거 진짜 나만 이상한 건가? 나만 진심 예민한 거야?’ 라며 헷갈리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가끔 가다가, 정말 열 군데 중 한 곳에서 흔치 않은 문구를 본 적도 있다.
‘드라이기는 머리 말리는 데만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쾌한 분들이 계십니다!’
라는 문구... 이걸 보았을 때, 묘한 기분과 더불아 안도감도 느꼈다.
다행히 나 혼자만 예민하게 굴었던 건 아니구나 라는 희한한 안도감...
어제도 동네에서 꽤 오래되고 유명한 온천에 다녀왔었다.
분명 처음 가 본 곳인데, 왜 그렇게 행동하는 분들은 어김없이 있는 걸까?
어느 누구에게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 특유의 당당한 모습도 똑같다.
분명 다른 사람인데... 참 웃기다.
'정말 별것도 아닌 일에 괜히 예민한 건가?'
이상하다.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