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일 - 1일 = 360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청소는 나의 소확행!)

by 관돌

설거지, 빨래, 냉장고 정리, 방청소 등...

여기 적혀 있는 것들은 취미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좋아하는 활동(?)이다.

가끔은 취미라고도 소개하고 싶은 것들?


혼자 자취를 해온 지 15년 이상은 지난 것 같다.

고시원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원래 청소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자취를 하면서부터 널브러져 있거나 어지러운 것들이

싫고, 답답해 보였다.


뭔가 잘 정돈되어 있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심적인 안정감도 생기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막 깔끔을 떠는 스타일은 아닌데, 집 안에 모습만큼은 잘 정돈되어 있는 걸 선호한다.


집에 손님들이 한 번씩 오게 되면 비슷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

"빨리 데리고 나와라! 우렁이 각시 숨어있는 거 아니가?"

"어떻게 남자 혼자 사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있노?"

물론 손님을 초대하기 하루 전쯤에는 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다.


예전에 누나가 집에서 하루 자고 간 적이 있었다.

다음 날은 평일이었었고, 누나는 오전 10시 기차가 예약되어 있어서 인사를 하고 먼저 출근을 했었다.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평소와 조금 다른 위치에 놓인 해바라기 꽃(조화)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누나와 통화를 하던 중.

"누나야, 잘 올라갔나? 출근만 아니면 같이 밥이라도 먹고 보냈을 건데... 아쉽네."

"그런데, 혹시 해바라기 꽃 만졌나? 그냥 위치가 좀 다른 것 같아서..ㅋㅋㅋ"

순간 누나는 깜짝 놀라며...

"니 그거 어떻게 알았노? 내가 최대한 티 안 나게 맞춰놓는다고 한 건데..."

"코트 입다가 모르고 넘어뜨렸는데... 얼마나 당황했던지... 근데 진짜 그 위치 그대로 해놨다고 했는데..

아이고야! 귀신이네?"

그냥 내 손으로 하나하나 정리를 해놓았기에 나도 모르게 눈에 들어왔을 뿐인데...


그리고 친구네 가족이 놀러 왔을 땐.

"이야! 진짜 깔끔하게 해 놨네. 근데 난 이렇게 살면 답답할 것 같은데... 괜찮나?"

"어디 불편해가 좀 쉬다 가겠나? 나는 모르겠으니깐 니가 내 가고 나면 청소하던지 알아서 해라!"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너무 과하게 정리를 해놓고 사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나 이외에 아무도 건드는 사람이 없기에...

그냥 한 번 정리해 놓은 위치에 정돈된 상태로 그대로 있는 것뿐이다.

흩트리거나, 어지럽히는 것도 여기선 내가 전부이고, 그걸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 또한 나다.

그래서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보이는 것뿐일 텐데....ㅎㅎㅎ


그리고 평소 청소를 즐겨하는 이유는...

집 안 상태를 보면 꼭 나의 현재 마음상태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뭔가 일이나 누군가에 의해 힘이 들 때 집을 보면, 어김없이 싱크대에는 그릇 등 설거지 거리가 쌓여있고,

침대 이불은 아침에 일어난 상태 그대로이기도 하다.

안 그래도 마음이 답답하고 불편한데,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마주한 집 상태 역시 내 기분 상태와 같은 모습을

보면 더 답답해지고 짜증이 난 적이 많았다.


이럴 때, 마음먹고 확 뒤집어 정리를 하면 현실적으로는 상쾌한 방의 모습을 다시 마주 할 수 있어 좋고,

이와 더불어 꽉 막혀 있던 마음도 뻥 뚫린 것처럼 속이 후련해지고 한결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 간 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답답할 때 집 상태를 보면, 정말 어김없이 뭔가 똑같은 상태로 되어 있는 게

가끔은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술을 먼저 떠올리기보다는 일단 청소를 시작한다.

집에 정리할 것이 별로 없을 때는 기존에 배치해 놓았던 가구의 위치를 바꾸는 편이다.

(가구라 해봤자, 책상, 침대, 옷장 정도가 전부지만...ㅎㅎㅎ)

이렇게 뭔가 하지 않으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 같고, 한 번 해야겠다고 꽂혀 버리는 순간 그걸 하지

못하면 계속 찝찝한 마음이 들기에 가끔씩은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글을 적다 보니 쫌 희한한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스로 들기도 하네...^;;)


지금도 글을 쓰면서 한 번 둘러보니, 원하는 위치에 잘 정돈되어 있는 것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부터 약 사흘간 설 연휴로 집을 비울 예정이다.

사흘 뒤 다시 돌아왔을 때, 깨끗하게 비어있는 싱크대, 빨래 건조대에 널려 있는 잘 말려진 옷가지들.

그리고 먼지는 다소 쌓여있을 테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깨끗해 보이는 방바닥.

가지런히 정돈된 침대.

마지막으로 편안한 자세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정리해 둔 책상까지...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왔을 때 마주치는 이런 순간들이 나에게 있어 소확행인 것 같다.

KakaoTalk_20240208_185929030_01.jpg 오대산을 오르는 중 찍은 하늘 풍경....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 좋아서 한 컷!

깔끔쟁이는 아니지만, 그 깔끔함에 작은 행복을 느끼는 내 모습에 가끔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새해에도 어김없이 청소를 즐겨하고 좋아하는 모습은 유지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 보다 우리 집이 깨끗한 상태를 매일 유지했으면 좋겠다.

그래야지 나 역시 올 한 해 평온하게 잘 지내온 것으로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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