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일 - 1일 = 349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는 쉽지 않다. 이해를 해야 하기에...

by 관돌

대화가 필요해...

자두라는 가수의 노래이기도 하고, 예전 개그콘서트에서 큰 인기몰이를 했던 코너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말을 잘하는 능력이 있다고 대화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말을 잘하는 분들 중에서는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가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대화의 의미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에...


대화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는 것 같다.

공감 + 표정 + 언어

그렇다면 이 세 가지가 적절히 어우러진다면 항상 훌륭한 대화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가능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쌍방이 이러한 부분이 갖추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만 상대방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해 주고, 반응하는 표정을 짓고, 공손한 언어를 사용한다면

듣는 상대방은 편할 수 있겠지만, 그걸 대화 내내 감수해야 하는 상대방은 곤욕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언변의 능력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표정이 풍부하거나 적절한 리액션을 보이는 편도 아니다.

그냥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들어주는 편이다.

왜냐하면 대화를 주도해 나갈 만한 이야깃거리도 풍부하지 않을뿐더러, 많은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좀 귀찮아

하는 편이다.

그래도 필요한 순간에는 한 마디씩 던지긴 하지만...ㅎㅎㅎ


퇴근 한 시간 전, 회의가 진행되었다.

회의는 과장님이 준비하셨는데, 그전에 자료를 만드시면서 나에게 메신저로 몇 가지를 물어보셨다.

그 자료를 보던 중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어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메신저를 하다 보면 그 내용에서 가끔은 상대방의 표정이 보이기도 한다. 나만 그런가?

의견이 엇나가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서로 얘기를 하다 보면 메신저도 마치 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급피로감이 쌓이기도 한다.


또 하나, 메신저의 단점은 서로의 이야기에 충분한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점.

분명 메신저를 주고받을 때 맺음은 서로의 의견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나,

회의가 끝나고 나서 과장님은 좀 언짢은 표정으로...

"왜 미리 그 얘기를 안 해줬어?"

"네?"

"내가 아까 물어봤을 때는 아니라고 했으면서, 왜 회의 때는 맞다고 한 거야?"

"아니... 제가 아까 과장님께 물어본 내용이랑 똑같은 거였는데... 전 그 얘길 했던 거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틀리다고 말한 게 아닌데..."

"아니, 그러니깐 회의 때는 이 얘기를 했었잖아. 그럼 미리 말해주면 좋았잖아..."

다소 서운한 감정과 불쾌한 표정이 한꺼번에 눈에 비쳤다.

"그런 게 아니라 과장님... 제가 했던 말은 이 부분이라 회의 전에도 계속 물어본 거였는데..."

"알았어."

라고 하시며 자리에 앉아 버리셨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그래서 회의 전에 그 부분에 대해 물어본 건데... 맞다고 하시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 건데...'


물론 이러한 일로 과장님과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 느껴지는 서로에 대한 감정.

이건 누구의 잘못으로 탓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메신저로 대화를 한 부분에서 실제 말로 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감은 있었겠지만,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얘기에만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였었던 것 같다.


특히, 업무 시간에 주고받는 대화에 있어서 한 순간 정신을 딴 데 두고 오거나,

한 눈을 팔게 되어버리면 흐름을 놓치거나 중요한 내용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한, 서로 바쁘다 보니 빨리 이해를 해야 되는 부분도 필요하고,

이 전에 들었던 얘기라 다시 묻기도 불편한 경우도 종종 있는 편이다.


꼭 업무뿐만이 아니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 간에도 대화를 하다 보면 하고자 하는 말을 100%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항상 마음가짐과 동시에 준비된 자세인 것 같다.

100m 달리기 시합도 아닌데 준비된 자세라니 좀 웃기긴 하지만...


대화는 운동경기처럼 미리 일정을 공지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심지어 누구와 대화를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출근을 하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부장님을 만난다거나,

등굣길에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를 만난다거나,

얼굴은 알지만, 아직 사무실에서 한 번도 얘기를 해 보지 않은 직원을 만난다거나,

나를 싫어하는 걸 아는데 겉으론 내색하지 않는 사람을 만난다거나...


미리 약속이 정해진 경우를 제외하곤, 대화 상대의 유형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준비와 마음가짐을 얘기했던 것이다.

이건 꼭 대화를 위한 준비라기보다는 사람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몸에 베여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실수 없이 매끄러운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자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말은 잘하는데, 뚱한 표정을 짓는다거나...

위로가 필요한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공감은 잘하는데 말투가 공격적이라거나...

이런 식의 대화는 지속되면 될수록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키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실수는 가급적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나 만큼이나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난 아직 대화의 스킬도 부족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더 부족한 편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공감력도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그런데 상대방이 불쾌하게 말을 하거나 표정이 보이면 기분은 썩 좋지 않다.

나 역시도 이렇게 느끼는데, 나와 대화하는 상대방도 같은 느낌을 받고 있지는 않을까?


솔직히 이런 부분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은연중에 계속 생각이 나게 된다.

'내 말 한마디에 그 사람의 기분이 많이 상한 건 아닌가?'

'내 표정이 그때 좀 어두웠나?'

'말을 좀 더 웃으면서 잘 들어줄걸 그랬었나? 너무 단답형으로 대답해 버렸나?'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아니고, 상대방 또한 나처럼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분명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살아가면서 하나하나 지켜야 될 것, 갖춰야 될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왜 자꾸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잘하는 것보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크게 느껴지고,

스스로의 눈에 확 띄는지도 잘 모르겠다.

벌써 가지고 있는 장점을 다 소모해 버린 것도 아닐 텐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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