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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사람이야!!ㅎㅎㅎ
by
관돌
Feb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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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 수표.
이건 보통 유명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를 홍보할 때 자주
쓰이는
용어다.
'천만 관객 보증 수표! 황정민 배우가 선택한 영화...'
이런 식의 카피에 주로 등장하는...
국어사전에 나온 의미를 살펴보면,
1.(경제) 수표의 지급을 은행이 보증한 수표
2. 어떤 일에 틀림없이 확실한 사물이나 사람을 비유적
으로 이르는 말
여기선 두 번째 의미가 더 가까운 것 같다.
포항에서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간만에 내려온 고향 포항은 분명히 많이 변했다.
건물도 바뀌고, 내가 예전에 놀던 장소가 사라지기도...
그런데 내 눈엔 그냥 예전 그대로의 모습처럼 보였다.
아니 느껴졌다는 표현이 정확한 듯.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된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왔닌교?", "나이는 몇 살인교?"
"이 미역은 그냥 물로 헹구기만 하면 됩니데이.
빡빡 안 문때도 됩니데이."
택시 기사님과 횟집 아주머니의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오랜만에 듣고 있으니 새삼 정겹다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나 역시, 사투리를 쓰긴 하지만...ㅎㅎㅎ)
평소 말수가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편이지만,
편안한 기분 탓인지 택시 기사님과의 대화도 재밌고,
횟집
아주머니한테는
이런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도
나눠보기도...
이렇게 얘기를 하다 보니 택시 기사님은 고등학교
선배님이란 걸 알게 되었고, 횟집 아주머니는 대화가
재밌었는지 싱싱한 미역도 서비스로 챙겨주셨다.
'어라! 내가 이렇게 말이 많았었나?'
집으로 걸어오면서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 유리에
비친 표정을 봤는데 웃고 있었다. ㅋㅋㅋ
직장에서 볼 수 없는... 아니 느낄 수 없는 표정에
깜놀 했다.
(아...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게 아니었는데 또 샛길로
빠져버린 듯...^^;;)
포항 대표 핫플레이스... 죽도시장
횟집 아주머니...살벌하게 때려 죽이시는(?) 중.ㅋ
새로운 가게 오픈인듯... 풍악이 울려퍼지네.
어제저녁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하던 중에 문득 어깨뽕이
오른 기억이 있었다(나 혼자 마음속으로..ㅋ)
한창 술을 마시던 중 친구가 어머니랑 통화를 하면서..
"아.. 지금 관돌이 오랜만에 포항 와서 한 잔 하고 있다."
늦은 시간 친구가 걱정이 되셔서 전화를 하신 듯
했는데 이 한마디에 걱정 끝! 통화 끝!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 없었다!
"관돌이랑 같이 있다" 그 한마디에 친구 어머님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으셨다.ㅎㅎㅎ
중, 고등학교 때도 친구 한 녀석(어제 같이 있었던 35년
지기)은 부모님이 외출을 못 나가게 하시면 가끔 나를
팔아버리기도 했다.
"관돌이 좀 만나고 올께요!"
"아~ 그래! 관돌이는 만나러 가도 된다. 갔다온나!"
이 말 한마디면 외출 금지가 해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물론 특정 친구 일부에 한해서다.
학창 시절 특별한 모범생도 아니었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평범한 아이였다.
순하고 착한(?) 이미지는 쫌 있긴 했었다.
친구집에 놀러 가면 인사도 잘하고 순둥순둥해 보이셨는지
부모님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몇몇의 친구 부모님께는 운이 좋은 덕분에
지금도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아니, 부모님에 이어 친구 와이프한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예를 들어 술자리가 잦은 친구가 이틀, 삼일 연속으로
늦게 들어갔는데, 사흘 째 나와의 약속이 잡힌 상황.
"오늘 또 늦나?"
"자기야. 오늘 관돌이 오랜만에 내려왔는데 같이 한 잔
하고 들어가면 안 되나?"
"아..관돌씨랑 마신다고? 그래.. 적당히 마시고 일찍
들어온네이!"
(물론 이런 상황에서 항상 100%의 승률이 보장되진
않는다... 약간의 MSG가 가미되기도..ㅎ)
특별히 잘해드린 것도 없지만 이런 좋은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 역시도 그분들께는
'내 아들, 내 남편에 대한 믿음을 더해주는 일종의
보증 수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아! 맞다! 내가 쫌 그런 이미지가 있었지!'라는 기억이 떠올라 옷 속에 감춰져 있던 어깨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으슥하고 올라가기도 했었다.^^v
직장에서도 마찬가지...
한 때는
"관돌씨한테 맡기면 신경 안 써도 되죠. 워낙 꼼꼼하고
잘하니깐..."
물론 지금은 보증력이 예전만큼은 아닌 듯 하지만..ㅎ
그렇다고 큰 실수를 한 적은 없었지만,
스스로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좀 떨어진 상태다 보니
남들이 바라보는 이미지 또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써 좋은 이미지를 만들
필요까진 없겠지만.. 그래도
나쁜
인상보다야..
그냥 현재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만 있어도
본전은 찾을 수 있을 듯.
1박 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반가운 친구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 좋았고,
그 안에서 새삼 잊고 있었던 좋았던 기억에 대한 발견까지.
나에겐 1+1을 얻을 수 있었던 유쾌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347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제의 흔적을 여기 몰래 올려서 욕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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