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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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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돌 Feb 26. 2024

연(애는)어(설픈)의 꿈 - 소개팅 편

연어의 소개팅 대처법... 싫다고 해도 가슴은 두근거리다네요!

오랜만에 소개팅을 하게 된 연어!

생각지도 않았던 소개팅이었다.

'소개팅은 자신 없는데... 아니 여자 만나는 게 자신 없는데...'

연어는 아직 무슨 자신감인지 몰라도 적극적으로 연애를 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간략한 연어의 프로필을 소개하자면,

1. 고향 : 서울 표준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어느 지방

2. 나이 : 40대 초반

3. 외모 : 크지 않은 키에 남자의 외모

4. 직장 : 본인의 선택에 의한 퇴사 또는 큰 사고를 치지 않는 경우 정년이 보장되는 회사 근무

5. 연봉 : 대기업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호봉으로 계속 오르는 수준

6. 재산 : 은행 돈 절반 이상인 아파트가 쑥쑥 올라가고 있는 예정

7. 성격 : 특별히 모나지 않고, 맞춰주려는 편(이게 장점인 반면, 단점이 될 수 도 있는)

8. MBTI : ISTJ


이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연어를 대표할 수 있는 소개 정도인 것 같다.

어쨌든 연어가 어떻게 소개팅을 하게 됐는지가 궁금했다. 회사 직원의 소개라고 했다.

알고 있는 직원 분의 친구를 소개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연어는 동료분이 소개를 해줄 때도 처음에는 극구 사양을 했다고 한다.


필자의 1인칭 관찰자 시점

"연어야! 왜 소개팅 안 하려고 했어?"

"그냥... 할 말도 없을 것 같고...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어색하기도 해서 내가 힘들 것 같아서..."

"흠... 그런 고민이 있었구나! 그래도 이젠 기왕 하기로 한 거 잘 준비해 봤으면 좋겠네!"


연어의 말에 의하면, 직장 동료분과 친한 친구 사이로 평소 연어를 잘 봐오셨는지 친구와 연어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선을 해준 거라고 했다.

그렇게 소개팅이 성사되고 나서 연어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고 했다.

'아... 이제 약속도 정해야 되고, 어디서 만나자고 해야 되지?'

동료분께 친구 분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받은 후, 바로 시작된 고민이었다고 한다.

그냥 머릿속이 하얘졌다는 게 당시 연어의 표현이었다.


'뭐라고 보내야 되지? 바로 약속 일자를 정하면 되는 건가?'

일단 마음을 진정하고 천천히 카톡에 보낼 말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 바로 보내지 않았다.

연락처를 받고 바로 보내는 것도 너무 가볍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나 어쩠대나... 휴~

또 너무 늦게 보내면 기다리고 계신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연어 나름대로 적당한(?)

타이밍을 두고 카톡을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에게 5분도... 아니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빠르게 답톡이 왔다.

연어는 그 톡을 보고 그녀에 대해 '대게 밝은 사람이구나!'라는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무슨 톡이었길래 그런 이미지가?ㅋㅋㅋ 그건 뭐 연어의 생각이니깐...


"그래서 언제 약속 잡았어?"

"다음 주 토요일!"

"와! 소개팅하기 싫다더니 약속은 대게 빨리 정했네?"

"아니...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잡았어."


잘은 모르겠지만, 내심 연어도 소개팅을 기대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혼자 생각을 해보았다.

연어는 약속을 정한 이후 그 여자분과 카톡을 주고받거나 연락을 취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왜? 연락을 안 하고 지냈어? 그래도 조금이라도 연락을 하는 게 덜 서먹하지 않아?"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괜히 연락했다가 중간에 할 말도 없어지면 더 어색해질 것 같아서...

차라리 어색해질 바에는 그냥 만나서 얼굴 보면서 얘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기다리기로 했지머."

연어도 나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며칠간 옆에서 연어를 지켜봤을 때, 뭔가 다른 모습이 느껴졌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뭔가 조금씩 들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미소 띤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고.

'이건 나만 알고 있는 연어의 신호다. 좋은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연어의 모습...'

'흠... 저건 소개팅을 싫어하는 녀석의 표정이 아닌 듯... 분명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듯.'


그렇게 만나기 하루 전, 금요일이 되었다.

대뜸 연어가 오후 반차를 쓰고 퇴근을 한다고 했다.

'무슨 소개팅 준비를 반차까지 써가면서 하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 소개팅 전부터 캠핑장을 예약해 둔 것이 있어 캠핑을 가기 위함이었다.

'잉? 소개팅 전에 1박 2일로 캠핑을? 그럼 내일 당일에 집으로 온다는 건데... 시간이 되나?'

그것까지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긴 했지만, 걱정이 조금 들긴 했었다.

이제 나는 연어의 소개팅의 결과에 대해 기다릴 뿐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연어의 1인칭 주인공 시점'

"역시 캠핑은 오길 잘한 것 같다. 일주일간 고생했으니 푹 좀 쉬고 가자!"

준비해 간 음식을 먹으면서, 빔프로젝트를 이용해서 영화까지 한 편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정리를 다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하늘을 쳐다보니 반짝반짝 별이 빛나고 있었다.

'별님! 달님! 기왕 나가기로 한 소개팅... 잘 됐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기도를 하며 잠을 청했다.

(그런데 왠지 딱히 내 기도를 들어줄 마음은 없어 보이긴 했다)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바로 그날의 아침!

원래라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캠핑장에서 라면을 하나 끓여 먹고 오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 얼른

짐정리를 마치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뭘 입고 나가지? 날씨는 딱 좋은데...'

'약속 시간이 오후 3시니깐... 아침을 먹고 나가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갑자기 든 생각.

'보통 처음 만날 때 장소가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에서 만나는 거 아닌가?'

'왜 먼저 차를 마시자고 하지? 차 마시고 마음에 안 들면 그냥 헤어지려는 건가 보네...'

라며 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약속 장소는 그녀가 살고 있는 인근으로 정했고, 차를 먼저 마시자는

의견도 그쪽에서 정한 거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딱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예전 경험을 되뇌어봤을 때 항상 첫 만남에서는 식사였던 것 같아서...

'흠... 여기서 거기까지 차로 2~3시간 걸리는데... 설마 차 한 잔만 마시고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ㅋㅋㅋ

암튼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집을 나갈 채비를 마쳤다.


나중에 알게 된 얘기였지만....

소개팅 자리에 나온 그녀와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이 궁금증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나서 얼마나 민망했던지....ㅋㅋㅋ

찻집으로 장소를 먼저 정한 이유는,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입도 가려야 되고, 밥도 먹어야 되고,

조심해야 될 부분이 많아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는 생각에 장소를 이 쪽으로 먼저 정한 거라고 했다.

그 심오한 이유까지는 알 리 없는 연어였으니...


검은색 바지에 네이비 색상의 와이셔츠를 입고, 며칠 전 구입한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섰다.

거울을 이리저리 보면서 옷매무새를 다잡아 봐도 뭔가 어색하고 부족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출발!

내비게이션으로 도착지를 설정하니 2시간 30분. 약속 시간보다 30분 정도는 일찍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페 2층에서 보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한창 달려가는데 중반쯤 되니 서서히 차가 막히는 느낌이...

'그래도 늦지는 않겠지? 릴랙스~~'

다행히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먼저 도착을 했다.

'먼저 와 계신 걸까?' 조심스럽게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근두근...' 오래간만에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낀 듯했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살짝 유리에 모습을 비추어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2층은 테라스와 내부가 따로 되어 있었는데, 찬찬히 고개를 돌려봤을 때 소개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커플 한쌍, 가족모임을 하는 분들만.

'아직 도착을 안 하신 건가?' 아님... '내가 장소를 잘못 찾아온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을 해보려고 했는데, 먼저 연락이 왔다. 이제 거의 다 도착을 했다는..


5분 정도 지났을까?

입구 쪽에 치마를 입은 어여쁜(?) 여성 한 분이 보였고, 천천히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혹시 연어씨?"

그 한마디에 벌떡 자리에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였고, 혹시나 어떤 차를 좋아할지 몰라 기다렸다고 하자,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차는 제가 사 드릴게요." 라며 주문을 해주었다.


2층 안쪽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는데, 날씨가 좋은 탓에 테라스 쪽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으나 사람들 소리에

대화가 잘 안 될 것 같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연어는 정신이 없었는지, 자기가 테라스 쪽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먼저 엉덩이를 붙였다.

이미 앉았으니 다시 일어나기도 이상했다.

'아! 센스가 없었다. 여기에 앉히는 게 더 나을 뻔했는데...'

그렇게 바깥쪽 아름다운 풍경을 등지고 앉게 된 그녀.


만남의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연어는 생각했다.

(그 상황에 대해서는 연어 혼자만이 알고 있기에 나쁘지 않다는 생각 또한, 100% 연어의 생각!ㅋㅋㅋ)

이렇게 살짝 들떠있는 상태에서 연어의 소개팅은 시작이 되었다.


과연 [연애는 어설픈 아이]인 '연어'는 이 소개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었을까?


다음에 계속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연어의 행동 중 실수가 없었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잘 해온 게 맞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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