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일 - 1일 = 345일
인생은 타이밍! 잘 활용하면 삶이 윤택해질 것 같아요! ㅎㅎㅎ
얼마 전, 집주인에게 문자가 왔다.
"사정이 생겨 집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관돌님 계약기간은 그대로 유지되는 걸로 얘기해 두었습니다.
아마 부동산에서 연락이 갈 수 있을 텐데, 괜찮으시면 집 좀 보여주실 수 있겠어요?"
"아...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미리 연락만 주시면 제가 시간 맞춰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근무 시간에 부동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혹시 오늘 집을 좀 보려고 하는데 언제 시간이 괜찮으세요?"
"그럼 죄송한데 퇴근하고 6시 30분쯤이 괜찮을 것 같아요. 아니 40분이 나을 것 같네요. 퇴근시간에
차가 막힐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네. 그럼 그때 찾아뵙겠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자, 약속 시간에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대충 책상 정리를 해두고 집으로 향했다.
어차피 다시 사무실로 와서 정리를 한 후, 운동을 가기로 했다.
역시 예상대로 차는 막혔지만, 다행히 약속 시간보다 늦지는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들 몇 분이 서 계시긴 했는데, 얼굴도 모르니 그냥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왠지 부동산 사람들 같았다.
"혹시 집 보러 오신 분들 맞으신가요?"
"네. 0000호 세입자분 되세요?"
"네. 맞습니다. 그럼 같이 올라가시죠?"
그렇게 그분들을 모시고 집을 보여드렸다. 다행히 주말 동안 정리는 해놓은 상태라 안심이 되었다.
구석구석 집을 구경하시더니...
"그런데 지금 바로 퇴근하시고 오신 거예요?"
집을 구매하시기 위한 분 증 한 분이 물어보셨다.
"네. 오늘 보러 오신다길래..."
"아이고... 복 받으실 거예요! 아직 계약기간도 안 끝났는데, 집 보러 온다고 하면 싫다고 안 보여주려는 사람도
많은데... 정말 감사하네요."
'잉? 이게 감사할 일인가? 당연한 거 아닌가? 내 집도 아닌데...'
"진짜 복 받을 거예요. 요즘 이렇게 자기 집도 아닌데 참.... 미안하네요."
계속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연발하셨다.
얼떨결에 '네. 아닙니다.'라고 대답은 했는데, 과연 이게 이렇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들을 말인가 싶었다.
'내 집도 아니고...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하는데 이 정도는 세입자로서 도와주는 게 당연한 도리 아닌가?'
그런데 이 분들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했다.
'아직 전세 기간도 남았고... 굳이 내가 집에 있는 시간도 아닌데 퇴근 시간에... 그리고 이 분들의 용무가
끝나고 나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되는 상황...'
'흠... 착한 일을 한 게 맞는 건가?ㅋㅋㅋ'
집을 다 보고 돌아가시려고 하자, 나 역시도 신발을 신고 같이 집을 나섰다.
"다시 나가는 거예요? 우리 때문에 그럼 이렇게 와주신 거예요?"
"아.. 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봐야 해서..."
"아이고! 감사해라. 진짜 복 받으실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복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얼떨결에 착한(?) 일을 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이런 말을 들을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별거 아니었지만, 고맙다는 말과 칭찬을 들으니 기분은 좋았다.
의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는 기분도 나쁘진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드는 생각은... 이런 게 타이밍인가?
의도치 않은 순간들에 칭찬을 듣기도 하고, 욕을 듣기도 하고... 참 인생은 알 수 없는 타이밍의 연속인 듯.
타이밍. 살아가는 데 있어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은 참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말을 해야 하는 타이밍! 들어줘야 하는 타이밍! 사과를 해야 하는 타이밍!
화를 내야 하는 타이밍! 표현을 해야 하는 타이밍! 모른 척해주어야 되는 타이밍!
이런 타이밍만 잘 맞추어 살기만 해도 우리 삶은 큰 마찰이 없이 지낼 수 있는 듯하다.
난 여러 타이밍 중에서 아직까지도 잘 모르는 타이밍이 있다.
언제 화를 내야 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평소 화를 그렇게 잘 내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큰 목소리를 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조용히를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화를 내면 상대방은 그게 화를 낸 거지 잘 알지도 못하는 편이다.
엄청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열받은 상태에서 표현한 건데도 말이다.
최근 가장 화를 많이 낸 상황을 떠올려 보면... 거의 일 년 전이었던 것 같다.
사무실에서 실장님 도장을 새로 파야 되는 일이 생겨, 마트에 있는 도장가게에 찾아간 일이 있었다.
"사장님! 나무 도장인데 이거랑 똑같이 하나 파주실수 있나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언제 찾으러 오면 되나요?"
"음... 이틀 후에 오세요."
"알겠습니다. 다 되고 나면 연락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다 됐겠지? 연락 달라고 했는데, 깜빡하셨나?'
점심시간에 차를 타고 다시 마트로 갔다.
"사장님! 혹시 지난번 막도장 다 됐나요?"
"아.. 그거 일이 좀 밀려서 아직 덜 됐네요. 여기서 하는 게 아니고 저희도 주문을 하는 거라..."
"내일 다시 오시겠어요?"
내일은 토요일... '아.. 이거 때문에 또 주말에 나와야 되나?' 어쨌든 담주에는 필요하니 일단 알겠다 하고 다시 돌아왔다. 토요일은 일이 있어 못 가고, 일요일에 방문했다.
"사장님... 혹시 도장은 다 됐을까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나오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물건이 많이 밀려서... 내일은 온다고 합니다."
순간 욱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참을 수 있었다.
한 번만 더 믿어보자.
그리고 월요일... 연락은 여전히 없었다.
난 도장이 필요한 상태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찾아갔다.
"사장님! 혹시..." 내 얼굴을 보시자마자 또 한 번 사과를 하셨다.
"아직 안 왔네요. 행낭이 오늘 온다고 했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옆에 손님이 있건 말건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안 합니다! 물건이 오늘 당장 온다고 해도 저 안 합니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입니까!
진짜 장난하시는 것도 아니고, 전 안 할 거니깐 사장님 알아서 하던지 버리던지 마음대로 하세요!"
그리고 돌아서 나오려는데 사장님도 당황하셨는지 미안하다고....
"아니... 그 도장 제가 쓸 것도 아니고, 저도 진짜 사장님 입장이면 화가 나겠네요. 미안합니다.
돈은 안 받을 테니깐 그냥 도장 나오면 제가 공짜로 해드리는 걸로 할게요."
"아닙니다! 저 기분이 나빠서 도저히 못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매몰차게 뿌리치며 뒤도 안 돌아보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버렸다. 그 내려오는 순간 솔직히 너무 떨렸다.
'아... 너무 못되게 굴었나? 아니야. 그래도 몇 번이나 찾아오고 참았는데... 이 정도 행동은 할 수 있지.
사람이 너무 순하게 보이니깐 만만하게 보신 것 같네.
나도 화낼 줄 아는데...'
그리고 차에 앉아서 화를 가라앉히기도 했지만, 순간 미안한 감정도 확 밀려왔다.
'하긴 저분도 장사하는 분인데... 꼴랑 오천 원짜리 도장하나에 나이도 어린 놈한테 이런 소리 들으면
얼마나 기분 나쁘실까... 죄송하네...'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전화 한 통이 왔다.
도장가게 사장님인 듯했다.
"여보세요."
"아! 사장님. 방금 도장이 왔어요. 진짜 내가 미안해서 그러니깐 좀 받아 가세요."
전화를 끊고 나서 다시 올라가 그 도장을 받아왔다.
사장님이 미안해서 그냥 주신다는 걸,
솔직히 돈이 아깝다기보다는 그냥 화가 난 부분도 있고, 사장님의 잘못도 있다는 생각에 절반의 가격은 지불하고 왔다. 이때가 최근 들어 가장 화가 났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화를 내고 나서는 항상 죄책감이 드는 걸 보면...
'화를 제대로 낼 줄 모르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쫌 씁쓸하기도...
아무튼 그 순간을 돌이켜 보면 사장님은 내가 몇 번을 허탕을 치고 돌아갔었지만 그때까지도 다음에 벌어질
나의 행동에 대해 캐치... 아니 예측을 하지 못하신 것 같았다.
그냥 소리를 버럭 지르고 나니 '이 손님이 화가 났구나' 라는 걸 인지하셨다.
그전 단계에 분명 나는 숨을 한번 삼키고 이 전에 가게를 찾아왔었을 때와는 다른 표정과 목소리로
표현을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분은 나의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으셨던 것 같았다.
조금만 눈치가 있고, 그 상황들에 대해 손님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셨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사장님과 나와의 타이밍이 서로 맞지 않았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처음 본 사이에서는 서로에 대한 타이밍을 맞추기는 어렵다.
그중 한 사람이 얼마나 예민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래도 이 상황에서는 몇 번이나 찾아간 손님이 허탕을 치고 갔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었다. 조금만 손님에 대한 배려심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내 입장에선...).
이처럼 살아가는 순간에 있어 적절한 타이밍에 거기에 가장 이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타이밍만 잘 맞춰도 우리네 삶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아마 지금보다 절반 정도는 줄어들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과도 적절한 시기가 있기에 그 타이밍을 놓쳐버리면 효과도 반감되어 버리기 마련이다.
칭찬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칭찬도 적절할 때 해야 효과가 있지 그걸 놓쳐버리고 나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순간이 되어 버린다.
방금 글을 쓰던 중 브런치에 새 글을 올리신 작가님 한 분의 글에 축하 댓글을 달아 드렸다.
출간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시기에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같은 글을 쓰는 입장에서 부러운 마음도 들고,
얼마나 기쁠까 하는 생각에...
'미리 출간 축하드립니다.'라는 인사의 댓글이었는데...
바로 답글을 달아주시며 화답을 해주셨다.
긴 글도 아니었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지만
이 짧고 간단한 글로도 사람의 기분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인생은 타이밍!
칭찬, 사과, 감사 등 이러한 모든 것들은 다 적절한 시기에 활용이 되어야만
극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루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