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과외를 한 번 받아볼까? ㅋㅋㅋ 매 순간이 어렵네...
최근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생겼다.
[써드림 첨삭소]라는 채널인데, 작가 분들이 일반인들이 보낸 글을 첨삭해 주는 내용이다.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
'진짜 작가는 작가구나! 한 번 손댔을 뿐인데 글이 달라지는구나'
속으론 연신 감탄사만 연발한 것 같았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건지 볼 때마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직업상담사'를 2년 정도 한 적이 있었다.
주 업무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주로 첨삭해 주고, 면접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이었다.
솔직히 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자격검증 과정에 첨삭이나 면접방법과 같은 내용은 없었다.
필기와 이론, 그리고 실기 시험이 전부였었는데...
누군가의 글을 첨삭해 주고, 면접방법까지 알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문대에서 일을 했었기에 4년제 보단 한 두 살 더 어린 친구들이 취업을 위해 많이 찾아왔다.
특히, 학과에서 취업지원센터에 새로 온 직업상담사가 있으니 많이 활용하라는 홍보를 해준 덕분에 일거리는
줄지 않았다. 휴~
어느 날, 세무회계학과 교수님께 연락이 왔다.
"선생님! 이번에 우리 학과 에이스 5명 선생님한테 첨삭받으라고 보냈는데 잘 좀 부탁합니다."
"애들이 아직 어려서 경험도 없고, 자기소개서부터 시작해서 잘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아..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얼마 뒤, 에이스 5인방이 도착했다.
소위 학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탑 오브 탑의 실력을 갖춘 녀석들이었다.
"이번에 지원하려는 회사가 어디야?"
"S생명이에요. ㅇㅇ증권도 같이 내 볼 생각이에요."
'뭐라고? S생명? ㅇㅇ증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오인방이 오기 전까지는 지역 내 중소기업 정도의 회사를 생각하고 있었다.
학과에서 교수님들의 노력 덕분에 응시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했다.
다시 그 친구들의 얼굴을 보니,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살아있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돼요? 교수님이 여기 가면 잘 도와주실 거라고 하셨어요."
"저희 엄청 기대하고 왔습니다! 열심히 해볼게요!"
'어떻게 해야 되지? 나도 처음이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당시에는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오인방 각각 경험이 다르고, 특성이 다르기에 각자의 개성에 맞는 자기소개서가 필요했다.
우선 기본적인 맞춤법, 내용의 흐름을 중점적으로 봐줬다.
다음으로 지원동기와 포부를 중심으로...
'왜 이 회사에 지원을 하고 싶은 건지! 회사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
대부분의 학생들 글의 시작은...
'저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왔고~~~, 훌륭한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입사를 하게 되면 최선을 다해 훌륭한 직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식으로 엇비슷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작성한 것이 나쁘고 잘못 썼다는 내용을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처음 자기소개서를 써 본 것이었기에 충분히 이렇게 작성할 수 있다.
또한, 시대마다 작성 트렌드도 있는 것 같기에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첨삭은 처음이었지만, 나라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 친구들 개별개별의 특성을 잘 부각하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작은 경험이라도 끌어내려고 노력을 했었다.
왜냐하면, 자기소개든 지원동기든 간에 제일 중요한 것이 반드시 '내 이야기'가 들어가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야기 나누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었다.
한 명당 대여섯 번 이상은 수정과 반복을 계속했던 것 같다.
퇴근 후에도 그 친구들의 자소서를 보면서 반복적으로 수정해 주었던 것 같다.
이건 그 친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었기에...
그리고 얼마 후, 오인방의 운이 좋았던 덕분인지 서류는 전원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다음 준비해야 되는 면접은 학과에서 교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대부분의 친구들이 원하는 곳에 최종합격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합격 소식이 나고 며칠 뒤, 오인방이 사무실로 찾아와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응? 이게 뭐야?"
"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돈 모아서 넥타이 하나 샀어요! 덕분이에요."
티는 안 냈지만, 속으론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내가 감사해야지... 왜 너네들이...'
미숙한 실력으로 남들의 글을 손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좋은 글을 오히려 망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 소문이 나서 학생들이 더 찾아오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얼마 후 이직을 하는 바람에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고.
유튜브를 보다 보니 문득 예전의 경험들이 떠올라 적어 본 글이다.
글이란 것이 보통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말과 달리 보통 글을 쓸 때는 충분히 생각한 이후 작성을 하기에 글 안에는 필자의 생각과 의도가 잘 담겨
있다. 이러한 글을 읽고 첨삭을 해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쓸 때, 나이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아니... 크게 차지하는 요소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책을 얼마나 많이 읽고, 글을 적어 본 경험이 많고 적음이 더 큰 요소인 것 같다.
그래야 첨삭을 하더라도 자신만의 주관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기에...
브런치에 글을 다 쓴 후, 발행을 누르기 전에 맞춤법 검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용이 잘못된 게 없는지 빠른 속도로 읽어본다.
여전히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쓴 글의 의도를 사람들이 알아줄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해줄까?라는 고민도 가져본다.
잘된 글, 잘못된 글의 기준은 명확히 정해진 건 없지만 가끔은 잘 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스스로 만족해 볼 수 있는 그런 글.
본인의 글을 보고 스스로 만족한다는 것이...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