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일 - 1일 = 334일
생의 과업... 필수가 아니기에 건너뛰어도 괜찮아!
우리 사회는 나이대에 맞는 수행 과업이 있는것 같다.
10대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는 과업
20대는 자신의 적성을 찾고 취업을 해야 되는 과업
30대는 남녀를 떠나 평생의 짝을 찾아 결실을 맺어야 하는 과업
40대는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과업
50대는 가족들을 책임질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 과업
60대는 안정적인 삶에 들어서야 하는 과업
70대는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하는 과업
오래 살아보진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생각들이다.
과거 X세대, Y세대를 지나 이제는 MZ세대라 불리는 자유분방한 성향을 지닌 친구들까지도
함께 사회생활을 하는 시대이기에 과거 보수적인 사고방식도 변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표면적으로는 분명히 변한 것 같다.
40대인 나 조차도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겉으론...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50대 그 이상인 분들 또한, 일상적인 대화를 해보면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바로 '결혼'
오늘 하루 동안만 해도 나의 결혼 여부와 관련해서 두 세 차례는 들었던 것 같다.
"관돌 대리! 주말에는 뭐 해?"
"그냥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이 있어 좀 하고 있습니다."
"밖에 안 나가? 집에만 있으면 안 되는데..."
'아.. 또 그 얘기를 하시려는 건가?'
모른 체 하고 "왜요?"라고 되물어보았다.
"좀 움직여야지 사람도 만나고 하지! 그래야 결혼도 하고!"
"아.. 아직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피식 웃으신다.
"하긴 우리 아들도 장가갈 생각을 안 하더라."
"아직 20대 아닌가요? 그런데 벌써?"
"아니야! 이제 30살이야. 그런데 만날 생각을 안 하더라. 큰일이야."
"옛날 어르신들 말씀이 후회하더라도 결혼은 해봐야 된다고 했는데..."
"아는 어르신이 계셨는데, 혼자 지내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신 거야. 자식도 소용없어."
"TV나 이런 걸 보면 요즘 젊은 친구들 그래도 혼자 잘 살긴 하더라. 그런데 지금은 힘이 있어서 그렇지
나중에 나이 들고 하면 외로워서 문제지"
대화를 하면서도 많이 헷갈렸다. 대화라기보다는 거의 일방적인 조언(?)이긴 하셨지만...
그 대화의 결론을 혼자 생각해 보니
'결혼은 해야 된다! 혼자 살면 나중에 외롭고, 죽어도 챙겨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렇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미혼인 나에겐 하나도 현실감이 와닿지 않는 대화였고, 조언이었던 것 같았다.
자신감이 넘친 건가? 자만심인가?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결혼을 한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얘기로 들리기도 했고.
적령기를 지났으니 빨리 해야 된다는 것도 전혀 내 기준으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이렇게 조언을 해주시는 것도 정말 나를 위한 걱정이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싶은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 과한 오지랖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10대부터 70대까지 과업이라고 나열한 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아직도 저 틀 안에서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다.
그 나이대 맞는 해당 과업을 수행하지 못하면 주위에선 안 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빨리 해야 되는데... 다른 친구들은 벌써... 지금도 늦었는데."
처음에는 걱정으로 하는 말들이 점차 동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취업? 이제 시작인데... 웬 걱정?
결혼?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못 하더라도 내가 괜찮은데 웬 걱정?
이렇게 말을 해주고 싶기도 하지만, 할 수는 없다. 하기 힘들다.
걱정도 한두 번 정도껏 해주면 고맙다는 생각도 들지만, 했던 얘기를 반복적으로 한다는 건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칠 수도 있다.
글 내용 자체가 '결혼'을 주로 쓰긴 했지만, 꼭 결혼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 비해 조금
쳐져 있거나, 뒤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해준답시고 계속적으로 위로를 해주는 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일 힘든 게 당사자일 테니깐.
그 사람들도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건 아니다.
잘 안되니깐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한, 어쩌면 그들에게는 이러한 사회적 과업들이 옳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들만의 과업이 따로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본인이 경험해 봤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다 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닐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해 주어야 되고, 성급하게 일반화하여 위로와 충고를 하는 건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칫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쯤은 궁금하더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더라도...
가만히 참고 묵묵히 옆에서 지켜봐 주는 건 어떨까?
오히려 그들에겐 그것이 더 큰 위로와 힘이 될 수도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