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잔소리 _감기 걸려, 따뜻하게 입고 가

by 하얀

잔소리의 순간

결국 올 것이 왔다.

병원 진료실을 나서는 내 손에는 독감 확진 결과지가 들려 있었다. 그렇게 잔소리를 했는데. 매일 아침 현관문 앞에서 외투를 챙겨주고, "오늘 진짜 추워!" 패딩까지 챙겨줬다.

"거 봐! 엄마가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했잖아!"

순간 터져 나온 잔소리에 아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 그냥 반에 독감 걸린 애들이 많아서 나도 전염된 거야. 옷이랑 상관없다고!"

"아휴... 엄마가 옷 좀 따뜻하게 입으라고 했잖니. 중학생들은 11월에 왜 반팔 입고 다니다가 감기에 걸리는 건지..."

말이라도 못 하면 덜 화가 날 것 같았다. 날씨가 바뀔 때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쌀쌀함을 느낄까 싶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매일 아침 "패딩 입어도 절대 문제없는 날씨"라고 일러줬건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특권인 양 반팔에 얇은 겉옷만 걸치고 다닌다.

그러다 결국 오늘, 독감 판정.


잔소리의 진실 : 반반

아이를 집에 눕히고 죽을 끓이면서 생각했다. 어렸을 때 자라면서 우리의 엄마들이 자주 했던 말이다. "따뜻하게 입고가." " 그러다 감기 걸린다." 정말 맞았던 걸까? 옷을 따뜻하게 입으면 감기에 안 걸릴까?

감기와 독감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정확하게는 '추운 날씨 자체가 감기를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옷을 얇게 입는다고 바이러스가 생기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순간 아이 말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좀 더 읽어보니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추위에 노출되면 코 안쪽 혈관이 수축해 백혈구 공급이 줄어든다고 한다. 즉, 몸이 차가워지면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겨울철엔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교실에서 아이들이 모여 있다. 건조한 공기는 코 점막을 마르게 만들어 바이러스 방어막을 약화시킨다. 교실에 독감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상황에서, 몸이 차갑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감염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옷을 따뜻하게 입는다고 감기에 안 걸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추우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이미 퍼져 있는 바이러스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내 잔소리가 과학적으로 100% 정확하진 않았지만,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엄마들의 잔소리는 수십 년 동안 몸으로 배운 지혜다. "옷 따뜻하게 입어"라는 한 문장 속에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전부 들어있다.

아이는 맞는 말을 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문제지 옷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엄마는 알고 있다. 옷이 따뜻하면 몸도 따뜻하고, 몸이 따뜻하면 바이러스와 싸울 힘이 조금이라도 더 생긴다는 것을. 그래도 조금 더 과학적인 잔소리를 해야 한다면 이렇게 해보자.

"마스크 쓰고 가."

"손 자주 씻어."

"기침이 나오면 입 가리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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