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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텐도아라타

by 김인숙 Jan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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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묵직해지는, 절대적인 질량을 가진 작품이다. 텐도아라타가 7년여에 걸쳐 집필하며 이 세상에 꼭 있었으면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이번에 독서토론을 준비하며 다시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숙연해지고 뭔가 먹먹해진다.


등장인물들에게서 사람냄새가 났다.


이 책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전국을 떠도는 청년의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토는 직장을 버리고 떠돌며 친분이 없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애도한다. 사람들은 '애도하는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친분도 없는데 왜 애도를 표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이 작품의 주인공 시즈토의 모습을 , 그와 관련이 있는 세 사람의 시점에서 옴니버스식으로 그려나간다. 그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그를 위선자라고 치부하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그를 찾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시즈토의 애도는 시간과 함께 잊혀버리기 마련인 고인의 죽음을 특별한 것으로 자신 안에 '기억'하며 고인의 생전 시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준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남아있는 자들에게 새로운 관계와 가치를 부여하여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애도'는 죽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것이요,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죽음은 나에게 두려운 존재였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기에 더더욱 그러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주인공 시즈토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애도를 하고 다니며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죽음을 통해 남겨진 자들이 어떻게 변화를 겪는지, 죽음이 관계를 재구성하고 삶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장례식과 같은 의식은 개인의 슬픔을 공유하기도 하고, 집단적 치유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시스토가 애도하는 행위도 그런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보통 슬픔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이 내 삶에 남긴 영향을 떠올리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가 내 삶의 일부로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관계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시스토가 보여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내가 지금의 관계를 어떻게 돌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해 주었다. 삶은 끝없는 관계의 연속이며, 죽음 역시 그 관계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우리도 시즈토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자신과 타인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만약에 내가 신의 부름을 받고 떠난다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었고, 누구에게 사랑을 받았으며, 누군가가 어떤 일로 나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는가?

이런 부분들을 기억하며 나를 애도해 준다면,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고마울 것 같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남은 자들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간다"

"나는 죽은 이들의 흔적 속에서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느끼고 싶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흔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은 그 사람의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죽음을 잊는 것이 더 두려운 일이다"

"만약 다시 태어나는 일이 있다면 한 번 더 이 아이, 우리 미시오의 엄마가 되게 해 주세요 하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어"

"의심할 것 없어, 그럴 필요 없어,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야.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조금쯤 손해 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이미 사랑인 거야"


"당신은...... 나를 사랑해 준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가 깊이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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