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에세이

by 김동일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는 “글쎄요?”가 답이다. 아직 잘 모른다. 평소에 보지도 않던 광고를 운 좋게 보게 된 것으로 연결된 중앙도서관 에세이 문집발간팀에 함께 했다. 에세이를 배우면서 써본 게 전부다. 강사로 우리에게 열심히 지도해 주신 선생님도 바쁘게 진도를 나가야 하므로 기본에서 에세이가 뭔지를 가르친 적은 기억에 없다. 대충 누구나 지도하면서 정석으로 말할 수 있는 기승전결과 가치나 교훈될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 에피소드? 정도가 될 것 같다. 아마도 경쟁자를 물리치고 용감하게 접속했으니 너무 나를 과대평가했는지도 모른다. 말은 쉬운데 실현하기엔 어려운 그런 것이다.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른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그런 거다. 너무 범위가 넓고 주제도 무궁무진하므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내가 주제를 정해보려면 쉽지 않고 남이 준 주제에 글을 쓰려면 그것 역시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다. 분명히 할 말이 있고 생각도 나는 데 문장으로 연결되어 배열되지 않는다. 신기하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게 어려운가 보다.라고 느낀다.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에세이 작가가 에세이는 이런 것이라고 정의를 내려도 상관하지 않는다. 난 고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꾼이 아니다. 판매를 위해 전략을 세우고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생각하고 내가 주장하는 논리를 내 방식대로 풀어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막내가 질문했다.

“일기와 에세이는 뭐가 다른 거야?”

“나도 잘 모르긴 한 데 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거야”

“일기는 자기 일상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는 것이고 에세이는 일상 중 한 단면을 이야기식으로 풀어내면서 타인에 공감을 얻으려고 노력하며 쓰는 것 아닐까?” 사실 나도 잘 몰라 질문에 답을 하고도 확신은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쓰려고 노력하는 것은 맞다.

에세이가 무엇인가? 내 생각을 쓰는 거다. 얼마나 쉬운가? 생각하는 걸 쓰면 된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자판을 두드려 보자. 그런데 문제는 글자가 생각나야 할 텐데 요술상자 안에 든 보물처럼 좀처럼 첫 단어가 나오질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를 쓰자.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정체성을 포기하며 남과 비슷해지려는 모방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작가라고 멋진 주제와 교훈적인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예쁘게 다듬어진 추상적 단어나 신비한 용어를 피하자. 평범한 일상적 용어와 일반화된 어휘를 선택하자. 실제 생활 속 많은 대화 가운데 필요한 주제를 잡으려 노력해 보자. 이것은 대화를 경청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말을 조심하게 할 것 같아 좋다. 틀에 맞추어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출판으로 돈을 벌 생각도 없고 고객을 유혹해야 할 판촉의 전략도 필요 없다. 내 주체성을 놓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휘갈기자. 편안한 시간보다 복잡하고 힘든 시간에 집중하여 강한 문장이 나올 수 있게 노력하자. 인터넷이라는 좋은 무기를 활용해 장소와 환경을 초월해 항상 토끼를 잡기 위한 포수처럼 글거리를 포착하는 습관을 생활하자. 쓰다 만 문장도 수정하다 만 에세이도 작품은 버리지 말고 저장하자. 언젠가 세상에 빛으로 환하게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말자. 지금은 말 안 되고 어설프고 보잘것없이 보여도 언제부터인가는 눈에 들어오는 날이 있으리라 믿자. 젖을 먹을 때를 지나야 밥을 먹게 되듯 잠잠히 기다리는 바보가 되자.


“여보 날씨 추운데 병원에 오지 말고 집에서 쉬어요.”

“집에 있으면 뭐 해 할 일도 없는데”

“내가 집에 없을 때 잔소리하는 사람 없으니 글을 쓰세요.” 아내의 응원이다. 평소 컴퓨터 앞에서 앉아 글을 쓰고 있으면 허리 굽어진다. 돈이 되는 일을 해야지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 나중에 뭐 하려고 그러냐 하며 잔소리하던 사람이다. 가정에서 힘을 얻으면 천군만마를 얻은 장군이나 다름없다. 글을 쓰는 것에 박수부대가 있으니 힘을 내자. 2024년이 에세이를 알게 된 원년이라면 2025년은 작가로서 작품을 만들어보는 해를 꿈꾸어보자. 나의 에세이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 아직도 잘 모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단어씩 옮기다 보면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단원이 되고 하나의 글이 될 것이다. 모이고 모여 한 작품으로 탈바꿈되어 내게 다시 선물로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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