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기관이든 직장이든 모임이 많다.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만나는 모임도 있고 다가오는 해를 맞이하기 위한 모임도 있다. 또 친구 모임, 연인들의 데이트도 연말이라는 이름으로 일정을 잡는다. 1년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뵙지 못한 부모님을 찾아 안부를 확인하는 일도 이때 많이 이루어진다. 연말은 그래서 누구나 분주하다. 몸이 열 개라면 좋겠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12월 모임에는 유흥이 있고 술도 겸해져 횟수가 많아지는 만큼 몸도 망가지기 쉬운 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임 중에는 단순하지 않은 단체의 홍보용이나 회사의 이미지용으로 상을 주는 행사 또한 많다. 요즘 지자체도 단체장이 주는 상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 특히 연말이면 별의별 이름으로 표창장을 준다. 상을 받으면 받는 사람도 뿌듯하고 주는 사람도 품위가 세워져야 하는데 조금 아쉬움은 있다. 2025년 난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경기도지사 표창과 용인시장 표창을 받았다. 상은 어느 것이든 기분 좋고 신난다. 밥상도 받으면 좋은데 표창장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선생님 공적조서를 메일로 보내드렸어요. 작성 좀 부탁드려요.”
“무슨 공적조서예요”
“선생님 이번에 도지사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셨어요. 그런데 선생님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부분이 있어 본인이 좀 적어주실 부분이 있어서요.”
“저는 괜찮아요. 상이 필요한 젊은 사람에게 주세요. 제가 그것 받아서 뭘 하겠어요”
“아니에요. 점수가 높게 나와서 다른 분을 줄 수는 없어요”
상을 안 받겠다고 했으나 규정상 어쩔 수 없단다. 5년 전 사업을 하면서 속이 상했던 부분을 사회에 가치 실현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던 기업 간 공정거래 지킴이 활동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 당연히 활동한 것인데 상을 받게 되니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뿌듯함도 있었다.
“선생님 이번에 탄소중립 분야 공로 표창자로 되었어요. 축하합니다.”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그래요.”
“선생님 기후 위기 적응 국민평가단 활동 등 여러 가지 활동 많이 하셨잖아요.”
“나는 필요 없어요. 다른 분 주세요.”
“이미 결정된 이상 바꿀 수 없어요. 선생님 평소에 다른 사람을 도와주시는 것도 알고 있어요. 상을 받으셔도 충분합니다.”
내게 주어진 몫을 성실하게 한 것인데, 연말에 큰 상을 받았다. 너무 감사하고 지지해 준 가족들이 고맙다. 탄소중립에는 세계적인 관심이 있고 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원론에는 한 목소리다. 그리고 기후변화 상승으로 지역마다 일어나고 있는 태풍, 가뭄, 폭우, 산불, 해수 온도 변화에 따른 물고기 죽음, 빙하의 녹아내림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로 모두가 위기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후 위기 대응은 안일하다.
연말 상을 받으면 기분이 좋고 자랑하고 싶어야 하는데 다르게 마음과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생각은 나이가 많으면 쉬어야 하는 데 너무 활동을 무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열정이나 열심이라는 단어는 젊음에 속한 단어이지 노인에게는 적용하면 어색한 것인데 내가 과속하느라 신호를 보지 못한 운전자처럼 몸에 과욕을 부리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다. 또 하나는 앞차가 지나가야 뒤에 차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순리도 모른 체 일이나 활동공간을 너무 오래 차지하고 있다. 는 마음이다. 노인이 눈치 없이 추월하지 못하게 앞서서 꼴불견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과 마음을 쓰게 만드는 12월이 저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