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으로 살아가는 인생
개미는 자신의 등에
세상을 진다
그것이 짊어진 세상은
땅속의 또 다른 세상을 이루고
먹이고
살린다.
가장 어두운 곳을 고향으로 두고,
가장 가벼운 티끌조차 버겁게 끌고 가면서
불평 하나 없이,
주저 하나 없이,
개미는 그저 묵묵히
가이없는 세상을 천만번 업는다.
하나의 세계를, 또 가정을 지탱하려고
매일 같이 세상을 업어 나르는
손톱보다도 작은 생명체의 고단함은
거대한 지은이에겐 그저 '성실함'으로 기록된다.
목표는 불투명해지고 본능만 남고
아침의 햇살조차 무거워지면,
그 작은 생명은 짓누르던 돌덩이를
지긋이 자신의 작은 심장에 누른다.
남겨진 가정은 고장 난 시계처럼 삐걱이다
다시 쳇바퀴 타듯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