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혹은 열심히

by 동글

당신은 힘들게 살고 있는가? 아니면 열심히 살고 있는가? 두 말은 생각보다 이질적이지만 경계가 짙지는 않다. 내가 힘들게만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로 인해 많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그저 힘들기만 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과연 힘들게 사는 걸까, 열심히 사는 걸까 하는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어느 날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공부를 시작했다. 아침 8시 열람실에 도착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일찍 일어나서 시간에 맞춰 열람실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 더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 배가 고파 밥을 먹으려고 한다. 내가 대견스러워 맛있는 밥을 먹고 다시 열람실로 돌아와 열심히 공부한다. 시계에 내가 목표로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나서야 집에 돌아가는 길, 발걸음이 참 가볍다. 새벽부터 밤까지 공부한 내 모습이 멋지고 공부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진다.


다음 날 일어났는데 시계가 울리지 않는다. 이상한 느낌이 들고 화들짝 놀라 시계를 확인하려고 하니 배터리가 없어 전화기가 꺼져 있다. 망했다. 몇 시지. 겨우 손목시계를 찾아 확인해보니 10시 40분, 아침 공부는 다 끝났다. 일어남과 동시에 드는 자괴감이 나를 휘감아 세상에 이런 절망감이 들 수가 없다. 어제는 아침밥도 잘 챙겨 먹고 잘 준비해서 공부하러 갔는데, 그러려고 생각해보니 내가 미워서 아침은 거르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급히 열람실로 향할 준비를 한다. 열람실에 도착하니 오늘은 또 무슨 일인지. 열람실에 사람이 꽤 많다. 아, 시험 기간이었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으니 벌써 11시 30분이다. 대체 나는 무엇을 한 걸까. 공부를 시작하려고 해도 배가 고파 집중이 되지도 않고, 급하게 나오느라 이어폰도 두고 왔다.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할 판이다. 결국, 집에 돌아와 꾸역꾸역 어떻게 공부를 했다. 어제와 비교하면 시간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울적한 기분에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다. 오늘도 공부 시간을 채우려면 잠은 다 잤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해야 하겠지?. 그럼 내일도 늦게 일어날 텐데, 큰일이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어느 하루는 밥도 잘 챙겨 먹고 준비도 천천히 잘 했고 공부도 많은 시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하루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준비도 꼼꼼히 못 해서 힘만 들었다. 물론 시간도 부족했다. 전자와 같은 하루의 반복이라면 공부하는 나날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후자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저 힘만 들고 행복하지도 않고 성과도 없을 것이다. 아마 이것이 ‘힘들게’와 ‘열심히’의 차이이지 않을까 싶다. 그저 이것이 내가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그 하루를 돌아보면 그 날이 ‘힘들게’ 하루를 보낸 날인지, ‘열심히’ 하루를 보낸 날인지를 알게 된다. 요즘 ‘힘들게’ 하루를 보낸 날들이 많아 오늘 하루는 그 날들을 돌아보고 싶었다. 내게 올 날들이 ‘열심히’ 살고 싶은 하루였으면 좋겠다. 내일은 어떤 하루를 살게 될까. 내일 밤에는 부디 내가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하루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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