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브레이크를 밟으벼 바라본 창밖의 잔상

by 동글


과연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겠는 이 좁은 도로 위로 수많은 표지판을 지난다. 내가 어디론가 빠르게 달리고 있는 탓인지 표지판 안에 글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과연 나는 맞게 가는 것일까. 그리고 내가 가려는 곳까지는 얼마나 남은 것일까를 확인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고장 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아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내가 그렇다. 나는 조금 고장이 난 것 같고 멈춰야 하지만 멈출 수 없어서 일단은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삶은 언제나 일방통행이기에 뒤돌아 갈 수 없어 나를 마주 보고 오는 무엇도 없어 부딪힐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다. 가끔 오르막이 찾아오면 그 오르막 끝에 펼쳐질 내리막이 무서워 결국 또 표지판은 보지 못하고 가파른 내리막에 내 몸을 맡길 때면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 해 또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그저 내려갈 뿐이다. 내가 지금 빠르게 달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길이 돌아가는 길이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과 내가 혹시나 다른 길로 가고 있는데 너무도 빠르게 달리고만 있어 나중에 다시 그 길을 찾아갈 때 더 힘들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오간다. 사실 모두가 이런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이것이 그저 단순히 넋두리인 것이 안라 정말 모르겠기에 같은 물음과 같은 질문만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나는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고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조금씩 알 것 같은 느낌이지만 언제 다시 또 이 물음을 던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이 그저 의미 없는 물음만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싶은 마음과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만들어 낸 질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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