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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권 Jul 18. 2023

4화.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할 자유


# 도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이야기해 줘


“브리또, 저는 여기서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도준, 너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하고. 그때까진 스리랑카 삶을 그저 즐기라고.”


잠시 당황했다. 일이 주어져야 인턴생활을 기록할 텐데,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내라니. 더구나 하는 일도 없이 한 달 가까이 스리랑카 삶을 즐기고 있었다. 결혼식, 생일파티, 장례식, 시장 투어, 지인들 저녁초대에 참석하는 것이 일이었다. 불안했다.    


언제 남들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심정적인 압박 없이 자유를 만끽했던 적이 있었던가.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몸에 밴 것처럼 불편한 심정에 고민이 커져갔다.  

마음을 짓누르는 감정을 들여봤다. 스스로 일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낯섦이 컸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봤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누굴 탓하지 않고 책임질 수 있으면 그만 아닌가. 선택한 시간을 후회로 보내지 않기 위해서 허투루 쓰지 않는다면? 그럼 됐다. 브리또 아저씨 한마디는 마음속 작은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렇게 이야기한 어른은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보고, 그 일을 찾기까진 즐겨라’           


그는 다름 아닌 자유를 주었다.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생각할 자유,

흥미로운 일을 찾았다면 그것을 선택하게끔 하는 자유,

그저 몸을 맡겨 스리랑카 삶을 즐기라는 자유


그렇게 도준은, 스리랑카 어느 한복판에서 굴레를 벗어나 차츰 자유를 만끽하는 ‘나’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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