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 자기 소개합시다

by 이도권


통성명을 습관처럼 하는 누군가가 있다.

요새 누가 새로운 사람 왔다고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자, 자기 소개합시다.’ 하느냔 말이다.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바로 나다. 신임팀장으로 모든 게 어설펐던 나였다.

뭐 하나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들이 없었다.


그런데도 운전 초보자가 가끔은 대범함 행동에 노련한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어정쩡하지만 짐짓 유쾌하고 평상시에도 저 이렇게 편한 사람입니다고 모두에게 공표하는 자리.

바로 자기 소개하는 시간이다.

다 큰 사회인들이 대학 신입생 때나 해봤던 바로 그것.

가끔은 심각하게 손이 오글거리기도 하다.

그럼에도 대뜸 하자고 제안하는 자체가 어쩌면 그게 나다웠기 가능했다.




광주에서 시작된 첫 팀장시절, 팀원 구성원은 두 노련한 과장과 24살의 신입행원이었다.

과장들은 팀원 때부터 너무나 잘 알던 친구들이었다.

관건은 24살 신입행원이었다.

나와는 19살의 나이 차이다.

신임팀장인 나로선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뭐부터 물어봐야 하나? 나는 무엇을 이야기해줘야 할까? 에라 모르겠다.


"자 다들 잠깐 여기 모여 봅시다."


우르르르. 자리가 어느 정도 정비되고서


"자, 우리 자기 소개합시다!"


여기저기서 킥킥킥.

그랬다. 그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이게 뭐냐'는 듯한 표정에 웃음을 꾹 참고 있었다.

나는 개의치 않고 곧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부터 자기소개해버렸다.

뭐든 본을 보여야 따라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서


"자, 이제 고돌이 순으로 돌면서 소개해봅시다!"

희한하게도 분위기는 급 화색이 돌았고 이 얘기 저 얘기를 두서없이 했던 나를 보고선

그들도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역시, 말은 서로 나눠야 맛이다.

그 덕에 서로의 장벽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

껄끄럽고 말하기 거시기 한건 아래부터 하라고 했던 옛말들.

이젠 바뀌긴 해야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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