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생뚱맞지만, 피할 수 없는 것들

by 이도권


다소 생뚱맞다 싶은 이야기다.

바로 부자이야기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괜히 비밀스럽고 터부시 하는 이야기가 돈의 대한 이야기다.


역설적이게도 직장인 삶에 몰입될수록 부자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걸 많이 봤다.

왜 그런 걸까?

요샌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유튜버가 인기다.

나도 몇 개를 구독하며 애청하는 구독자 중 한 명이다.

동영상을 보며 깨달은 게 있다면,

월급쟁이 중 부자는 일을 열심히만 한 사람들이 되는 것 같진 않다는 점이다.

이게 무얼 말하는 걸까?

일만 하면 얻는 건 승진 혹은 몸 상함이다.

물론 열의를 갖고 주도적으로 업무에 매진할 수만 있다면 더는 말이 필요 없다.

단지 그런 상황이 여간 쉽지는 않은 게 솔직한 사정이다.


꽤 여러 인생선배들은 말하곤 한다.

일은 당연히 삶의 전부도 아니고,

명함 속 나는 언젠가 끈 떨어지는 아저씨가 된다는 걸 빨리 깨우쳐야 한다고.

비록 수십 년의 직장생활로 누군가는 그 성실함에 박수를 치겠지만,

박수만으로는 그다음 인생을 설계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 않은가.


그래서 꺼내 든 이야기가 부자 이야기다.

돈은 중요하지만, 선배들은 좀처럼 공유해주지 않았던 주제다.

마치 직장 내에선 금기사항처럼 말이다.

그런데 선배들 말씀 중에 특히나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은행원은 퇴직하고서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말인즉슨 직업과 노후설계가 연결되지 않는 곳이 이곳임을 후배들은 서둘러 깨우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코로나로 세상이 무섭게 변했다.

플랫폼을 무기로 여기저기서 은행업을 하겠다는 핀테크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동시에 디지털화돼 가는 금융업에 수많은 은행원들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간다.

열심히 일만 하는 게 전부가 아닌 세상이 도래하고 말았다.

돌부처처럼 업무에 매진하는 게 미덕인 것처럼 말하던 선배들은 지금의 상황을 예견이나 했을까.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좀 더 깊숙이 톺아봐야 한다.
어지럽고 어디로 흘러갈지 뿌연 상황에 부의 사고를 갖고 돈의 이야기에 눈을 뜨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싶다.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암호자산이든 말이다.

이 모든 것이 미래의 대한 헷지이고 나와 가족을 지키는 마지막 울타리가 되어줄지 모른다.


곳간에 인심 난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어렸을 땐 알지 못했다.

사회 물을 먹어보니 차츰 알아가게 된다.

정말 무서운 말이었다.

곳간이 차 있으면 다행이다.

곳간과 마음의 여유는 비례했던 것이다.

그곳이 넉넉지 않거나 비어있다면 여유도 줄고 선택지도 준다.


선택지가 다양하다면 결정의 장애는 있겠지.그러나 행복할 기회가 더 많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선택지가 제한된 삶을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잠깐 쉽시다.

산책 좀 다녀와.

저 푸른 녹음 좀 만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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