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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권 Jun 13. 2024

18화. 어느 학생의 편지



안녕하세요 도준 작가님.

저는 작가님께서 쓰신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책을 읽게 된 학생입니다.

저는 손꼽아 볼 정도로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근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때 너무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살다 보니 허탈해지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 책을 읽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서점에 들러 작가님이 쓰신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제목이 저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아 망설이지 않고 사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무 살 밖에 되진 않았지만 남들보다 감성적인 편이라 내면의 소리를 빨리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가님이 쓰신 책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될지 라는 수수께끼?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ㅎㅎ 언어와 문장이 많이 부족하지만 작가님께 이 책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메일을 보내봅니다.


저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문이 많지만 나답게 만드는 질문들을 통해 열심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또 한 번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출간한 지수년이나 넘어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되었던 도준의 책이 아직도 누군가에게

감흥을 주었다니. 도준은 묘한 감정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꾸역꾸역, 있는 힘껏 쏟아내듯이 발간했던 그의 책은 말 그대로 스리랑카와 홍콩에서 인턴 생활을 통해 바라보았던 그의 내면 속 질문의 답을 기록한 책이었다. 혹시나 질문과 답을 한 시간들이 기억되지 않고 휘발될까 봐, 자신의 두 딸이 아빠가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아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장치 같은 책이었다. 겨우 1쇄만으로 끝을 본 졸작이었지만,

도준에겐 인생의 첫 책이었다.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자신의 이야기였으며, 누군가에 그의 경험이 좋은 참고가 되길 바라며 써냈던 귀한 책이었다.


정신없이 바빠진 직장생활, 어린 두  딸을 키워가는 요즘 도준마저도 책의 존재를 잃을 정도로 밀려드는 삶에 대응하기 바빴다. 길지 않은 어느 20세의 학생이 보낸 메일은 그래서 묘했다.


'도준아,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거니.'


정성스러운 책 후기에 도준은 답장을 곧바로 적었다.



안녕하세요 독자님^^

진심이 깃든 고마운 편지를 선물 받은 것 같아

행복해집니다. 그리고 제가 도리어 감사하네요!

스무 살에 벌써 내면의 소리와 직면하셨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20대는 정말 혼란스러웠답니다.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깊숙이 파고들어

집요하게 묻는다는 건 쉬운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문제지요.

그게 내 인생이니까요^^

오롯이 나를 사랑해야만 가능한일이기도 합니다.

독자님은 이미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네요.


힘들게 써내려간 글이 책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저는 또다시 전율을 느낍니다. 독자님 덕분입니다.

제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보내주신 메일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저는 여전히 방황하다 다시 뒤를 돌아보곤 합니다. 이게 진정 나다운

인가를 지금도 물으면서 말이죠^^;

끝이 어디쯤일지 알 수 없습니다. 하나하나 걸어온 길이 곧 저를

나타내겠지요. 자연스럽게. 독자님도 저도 뜨겁게 응원해요.


당신에겐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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