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남편과 마주하여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실 요즘 나는 남편과 일부러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어떤 얘기를 꺼낸다한들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부정적이거나 힘들다는 말뿐임을 알아챘기때문이다.
이직 후 최소 6개월 정도는 남편도 적응기간이 필요할테니 내가 최대한 그에게 맞춰주고 토닥토닥해야겠다 생각했는데.. ㅡㅡ; 두달이 넘어가는 이제까지의 데이터를 취합해보니 그는 자기 자신을 대접받던 위치에 있던 사람에서 추락한 하나의 부품으로 느끼는듯했다.
_____________________ 예당저수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데려왔습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자존감에 스크래치를 입은 그는 집에 오면 겨울잠을 자기에 바쁘다.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와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피곤하다, 힘들다, 1년을 못 채울거같다 이런 류의 하소연을 줄줄 읊기 시작하다가 주말에도 계속 잠을 자기 시작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기본적인 최소한의 활동만 하면서 무작정 잠에 빠져 들었다가 또다시 어김없이 출근을 한다.
50살의 나이에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가늠도 안되서 오구오구 우쭈쭈 해주었는데… 어느순간 나는 그를
자연스럽게 회피하고 있었다. 옆에서 바라볼수밖에 없는 난 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그 힘든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던것이다. 그래도 차라리 남편이 나에게 그렇게 솔직하게 표현을 하는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도 근본은 이기적이고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내가 힘든것도 너무 싫다 ㅋㅋㅋㅋ 나처럼 타인의 감정을 아주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은 좋은 동반자가 되기 힘들수도 있을것같다. 슬금슬금 외면하고 도망가고 싶어지니까.
빨리 봄이 찾아와 겨울잠을 자는 모두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날이 오면 좋겠다. 그때까지 그도 나도 너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갈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