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축산인 부부가 되기까지 2편

귀농을 위한 절차 마지막.

by 여름날의 구황삼치

귀농을 위한 마지막 절차는 없는 것 같다.

그냥 매 순간순간이 귀농의 순간이고, 적응하기 나름인 것 같다.


예전에 발행했던 귀농을 위한 절차 step1에서 고민했던 부분 4가지의 현재상황.


1. 생활비 부분

-한마리당 10% 혹은 전체 금액의 20%정도로 달라고할까?

-예상가능한 출하일이 1년에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해보고 %를 다시 설정해야할까?

-귀농한다고 이것저것 들어놓은 적금이며 보험도 해지했지만 고정금액으로 나가는게 150만원 정도(월), 애기가 나오면 또 어떻게 하지?(일단 육아휴직비용으로 충당)


문제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 그냥 필요할 때마다 일단 생활비를 받고있다.이게 제일 난해한 부분이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2. 주거문제

- 부모님은 2층에 살고, 비어있는 1층을 우리가 살기로했다. 부모님과 같은 집에서 사는게 맞는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돈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에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 2층에 한 달이 넘게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1층 공사가 끝나고 부랴부랴 살림을 정리할 수 있었다.(전기공사, 도배, 수도공사 등 새로 집을 짓는 기분이었다.)

- 1층 부분공사며 추가적으로 들어간 가구, 전자제품 등 이걸로 대략 700-800은 넘게 소비했다.

- 공사진행 할 때, 인건비가 너무 많이 차지해서 웬만한건 아버지와 남편, 내가 도맡아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투자할게 많았다.


나는 준비가 되면 바로 다른 곳이나 축사랑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투자한 금액이 있어서 십년은 여기서 살 작정이다.


3. 축사 명의 이전 문제

- 축사 명의는 남편명의로 바꾸기로 하고 시청, 세무사, 법무사를 한달여간 찾아다녀봤지만 그렇다할 답을 주지 않았다.

- 심지어 세무사 몇 군데를 찾아다녀봐도 명쾌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법무사를 찾아가보니 세무사로 가는게 정확하다는 말밖에는 듣지 못했다.

- 나중에는 젊어서 그런건지 혹은 돈을 안주고 상담을 받아서 그런건지 도대체 무엇때문인지 답답해서 포기하고 싶었다.

-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한계가 있고


결국에 안 사실은 세금이 너무 비싸다는 것.
우리가 내야하는 기본 취등록세가 몇백만원은 껌값이었다는 점(시청에 가서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을 제출하고 상담을 받고 싶다고 요청한 뒤에야 겨우 알아냈다.)
그래서, 고민중인 상태.
하지만 명의이전을 진행하기는 할거다.


4. 내가 1남 3녀 중 셋째딸인점

- 이는 형제들의 승낙이 관건이었다.

- 요즘 흔히들 볼 수 있는 재산분할문제로 누구하나 "싫다"라고 말하면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 물론 우리가 내세운 조건들은 있었다. 우리가 아버지의 빚을 갚는다는 점. 그리고 혼자만의 운영에서 셋의 운영형태로 노동력이 충당된다는 점.

- 형제들이 처음에는 그냥 축사 달라고 하는 줄 알고 그건 안된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조건들을 말하고, 아버지의 나이를 생각하니...


다들 찬성해줬다. 응원도 해주고.
근데 내가 축사를 운영할거라고 하면 똑같이 "집에 아들 없냐?" 는 질문들.
"있지만 관심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진부한 대답.
"나중에 재산싸움 안일어나게 조심해라"라고 조언들을 해주지만 아직 먼 이야기같은 것은 내가 세상물정 모르는거겠지.


결국 정리를 해보면,

1. 회사를 다닐 때는 정기적으로 월급이 들어왔다. 하지만 귀농 후 생활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2. 축사 운영 시, 주로 아버지들이 경제권 및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식들이 뭘 해보려고 할 때 "네가 뭘 아냐?"는 식의 대화방식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어한다고 하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물론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맹세하는데, 대신에 "내가 다 해봐서 안다"라고 말하는 아버지때문에 가끔 화가 난다.(아버지 좌중하소서)


3. 지역에서 행정업무를 하려고하면 생각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겨우 시간내서 찾아갔더니 "앞에 민원인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전화로 말씀드리겠다"며 나를 다시 돌려보낸일, "될지 안될지 몰라요"라고 말하는 이도저도 아닌 답변

이를 계기로 '나도 회사에서 일처리를 이렇게 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2번까지가 제일 고민이 많이되고, 제일 많은 이야기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3번의 경우 닥쳐봐야 한다. 축산지원이 잘 되는 곳이라면 일사천리인가?

물론 중간중간 에피소드들을 올려놓기는 했지만 그런부분들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경제적문제가 관건인 듯 싶다.


귀농을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나의 경우 아버지가 축사에 모든 투자들을 마쳐놓은 상태였기때문에 새로 투자할 일은 많지 않았고, 또 집이며 생활비며 일단은 해결할 수 있었기때문에 훨씬 수월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축산업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하지만 축산업으로 귀농할 생각이 있다면 정말 오랜시간의 고민끝에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짧은 견해를 내비치면 말이다.

오프더레코드로 요즘 축사 허가증 받기도 어려워서 축사 준공자체도 어려울 뿐더러, 고향이 아닌 곳에다가 터를 잡으려면 더욱 더 어렵다고들 한다.


(혹시, 귀농자금이 부족하다면 귀농귀촌센터를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일 듯 하다.)


마지막으로 더운여름 35도를 넘나드는 축사에서 고생하는 소들과 축산인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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