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름을 치웁시다!
장마가 오기 전, 소들을 위해서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거름을 치워주기로 했다.
한우들을 위한 잠자리 겸 분변에서 차오르는 가스로 인해 창궐할 수 있는 질병을 방지하고자 거름을 정기적으로(대략 3-4개월 주기) 치워줘야 하는데...그동안 너무 많이 미뤄왔다. 미안해 한우들아

한우들이 있는 소 한칸을 보통 4(가로)*8(세로) 혹은 5*10이라는 면적으로 짓게 되는데, 우리의 경우 4*8로 한 줄에 12칸정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거름을 한 줄 치우는데 대략 하루가 걸린다.
참고) 두당 우사 소요면적(우리농장 밀사아니에요!)
거름을 치우는 방식은 먼저 소들을 한쪽으로 다 몰아넣고, 앞쪽에 있는 거름을 치워준다. 그런다음 다시 소들을 반대편으로 몰아넣고, 나머지 부분의 거름을 치워주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한다.
이런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앞쪽만 치우는데 10시쯤 시작해서 오후 1시쯤 끝이났다.
둘이서 하면 더 수월하겠지만, 우사사이를 기계가 오고가는거라 운전이 미숙한 쿠범은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건물 틈 사이에 낀 거름을 삽으로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앞줄을 끝냈다.
이렇게 거름을 치워주고 나서 천장에 설치된 소독기(안개분무 시설이라고 칭한다.) 를 통해 소독을 한후 톱밥을 깔아주는데 바닥에 깔아주는 재료는 지역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 톱밥이나 왕겨를 많이 깔아준다. 충청도 일부 농장에서 폐솜을 깔아주는 경우도 보았다.
자신들의 방을 정비해주고 나면 소들이 처음에는 어색한지 막상 바닥으로 내려오는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주춤주춤거리면서 누가 먼저 내려갈지 서로 눈치싸움하는걸 보고 있으면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 심지어 내려오다가 미끄러워 넘어지는 경우도 있다.(골절 조심)
이런식으로 치운 거름을 퇴비사에 모아두는 걸로 거름치우기 일과를 끝내는데, 모아놓은 거름은 지속적으로 엎치락뒤치락 해주면서(전문용어: 로타리 치기) 미생물도 뿌려주며 발효(부숙)시킨 후(최소 6개월 발효), 경종농가에 주거나 자가 논에 뿌려 퇴비로 사용한다.
요즘의 경우 퇴비처리가 수월하지 않아 지자체마다 자체적으로 퇴비사업을 통해 퇴비자원화시설을 많이 만들고 있기도 하지만 현재 우리의 지역의 경우 생산된 퇴비를 처리할 방법이 수월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방법이 필요하도다!!!!!)
여하튼 우리처럼 거름을 치우는 과정이라면 넉넉잡아 2-3주는 걸리는 것 같다. 매일매일 거름을 치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기계를 매일 다루다보면 아버지의 체력이 방전되어 2~3일에 한줄씩 치우고 있기때문이다. 이래서 시골에서 자식들을 많이 낳던걸까?(노동의 고됨과 인력부족으로 별생각을 다...)
귀농 후 여러가지 일을 배워가며 본격적으로 시작해본 거름치우기는 여러모로 고되었지만 한우들이 좋다고 울어대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이놈들이 정말 똥들을 많이 싸는구나 싶기도 했다.(실질적으로 분뇨를 하루에 8~10회 정도 배설한다. )
어서 하루빨리 일이 능숙해지고, 한우들과 친해져서 한우농장의 오너로 자리잡기를 바라면서...
내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똥냄새를 지우러 컴백홈~~~
귀농을 위한 step2.는 현재 진행단계로 마무리 후 연재하도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