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이고 뭐고

폭염만큼 뜨거운 귀농생활(망할버젼)

by 여름날의 구황삼치

귀농한 지 두달밖에 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연일 이어지는 폭염


축사 온도는 34도를 훌쩍 넘어선다.

정말 소들한테 미안할 뿐이다. 날이 날이어서일까? 송아지들이 자꾸 설사를 한다. 속상한 마음에 책을 펼치고, 수의사한테 자문을 구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하필 이럴 때,

쌓아놓은 곤포가 축사 옆 논에 떨어져버렸다.

축사를 운영한지 30년이 넘었는데, 우리 축사때문에 일조량이 떨어져 벼 수확량이 줄었다며 그렇게 뭐라고 하길래 10년을 넘게 1년마다 쌀 한가마씩 줬었다.


정말 다른 이유보다 소들한테 해를 끼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축산인들에게 쥐약인 민원때문에도 그랬다.


그런 사연이 있던 논에 곤포를 빠트렸으니

"하..제기랄"


전화해서 사정이야기하고 현장에 모였는데 역시...

쉴틈없이 논주인이 달려든다.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요지부동


정말 미안한 일인데, 더운날 이렇게 목청높여 몇십분 소리를 질러대니 뱃속 아기한테 미안한 심정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얼른 곤포를 빼놓고, 다음날 논을 둘러보니 정말 다행히도 벼들이 다 살아나있다.


그 다음날, 축사로 가는 도중 만난 논주인이 옆에다대고 뭐라뭐라 욕을 해댄다. 정말 정말...

"어냐머눠누누ㅏ나누어아느ㅡㄴ느" (나도 욕 진짜 잘하는데)


회사다니면서 귀농한 주인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축사운영하니까 잘산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행사때마다 돈도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그게 다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민원넣을까봐 하는거다. "라고

그래...민원!!! 민원!!! 민원이 문제다.

민원이 들어오면 시청에서 전화가 온다. 민원제기되었다고. 특히 귀농했다고 하면 그렇게 민원을 넣는댄다.(다른 농장주들의 말씀이 어렴풋이 기억나며)


이따금씩 "시골가서 소나 키우고 싶다. "라고 이야기를 듣는다.

또 "그래도 회사 다니는 것보다 낫지? 시골사람들 인심도 좋고" 라고도 듣는다.



다 집어치우고, 어디든 돈 벌려고 사는데는 애로사항이 있다.

특히 귀농, 오늘따라 고되게 다가오는 단어다.

(더운 여름...맑은 에너지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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