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돈의 액수는?

by 세미한 소리

SBS 뉴스에서 만드는 유튜브 채널 <교양이를 부탁해>에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출연한 영상을 봤습니다. 그 영상에서 김경일 교수가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의 게임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게임 A’에 참가한 사람은 1억 원을 100% 확률로 획득할 수 있고, ‘게임 B’에서는 1억 원 획득 확률 89%, 5억 원 획득 확률 10%, 꽝 1%입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두 게임 중 어떤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김경일 교수의 질문에 제작진 모두가 ‘게임 B’를 선택했습니다. ‘게임 B’의 기댓값이 더 높기 때문에 합리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김경일 교수가 1억 원을 1조 원으로 변경해서 다시 질문했습니다. ‘게임 A’에 참가한 사람은 1조 원을 100% 확률로 획득할 수 있고, ‘게임 B’에서는 1조 원 획득 확률 89%, 5조 원 획득 확률 10%, 꽝 1%입니다. 그러자 조금 전에 ‘게임 B’를 선택한 제작진들이 모두 ‘게임 A’를 선택했습니다. 1조 원으로 올리면 ‘게임 B’의 기댓값도 더 올라가는데, 왜 제작진들의 마음이 바뀐 걸까요? 1%의 꽝에 걸려서 1조 원을 얻지 못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피실험자가 어느 금액에서 모험을 멈추고 안전을 선택하는지 알아보는 일입니다. 실험에 참가한 제작진들은 1억 원을 반드시 얻어야 하는 충분한 금액으로 여기지 않았고, 모험을 걸어서라도 5억 원에 도전하는 편이 더 좋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금액을 1조 원으로 올리자, 1조 원은 충분한 금액으로 여기고 도전을 포기하고 확실하게 획득하는 게임을 선택합니다. 실험을 마치고, 김경일 교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줍니다. 외국에서 같은 실험을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게임 B’의 도전을 선택하지 않고 ‘게임 A’를 선택하는 금액이 1,000불 정도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영상 제작진들은 거의 70배가 넘는 1억 원에도 모두 ‘게임 B’의 도전을 선택한 것이죠.


우리나라가 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른 나라와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날지는 몰랐습니다. 영상에 나온 또 다른 실험은 어느 정도 자산이 있어야 부자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외국에서는 평균적으로 20억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라고 여긴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소 100억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도대체 우리는 왜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할까요? 1,000불에 만족하지 못하고, 1억 원에도 도전을 시도하는 걸까요? 이러한 태도와 현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민족의 오랜 역사와 지리적 위치, 문화, 경제, 정치의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이러한 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이 칼럼에서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를 상세히 다루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대신 우리의 이러한 태도가 과도하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생활비가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외국보다 70배 혹은 5배가 더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분명한 점은 지금 우리가 실제보다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 과도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비교를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늘 비교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좋아 보일 만한 것들을 가지려고 애씁니다. 비교해서 더 크고 많고 화려하고 있어 보이는 것을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생각하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들 중에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들만 덜어내도, 우리의 삶이 훨씬 더 자유롭고 편해집니다. 그리고 비교를 멈추면 작은 일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보내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더 귀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1,000불에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비교를 멈추고, 소소한 자신만의 일상을 기쁘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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