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문이 좀 약했나 보다.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너무 하기 싫고 자꾸만 미루게 되면 스스로 에게 알려주는 거다. 이거,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고. 이 일이 없다면 너는 아마 더욱 무기력해져서 우울해할 거라고.
그리고 그건, 사실이다. 일의 결과, 그 결과가 가져다주는 효능감과 영향력을 나는 누구보다 사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나에게 일을 시작하는 것. 그리고 몰입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기만 하다. 왜일까. 하지 않았을 때의 스트레스도 너무나 크면서. 왜, 몰입하기가 이렇게나 힘든 것일까.
근력이 부족한 건 아닐까 생각한다. 매일 조금이라도 일을 할 때는 오히려 그 조금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나 많은 자율성이 주어지는 재택근무. 크게 권위적이거나 통제하지 않는 상사. 그리고 소소하게 다사다난한 아이와의 일상. 점점 떨어지는 체력 등은 늘 컴퓨터 앞 보다 다른 곳으로 나를 잡아당긴다.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 허용범위를 초과한 스트레스를 잔뜩 끌어안고, 결국 찾은 곳은 이 공간. 글을 쓰는 곳이다. 이렇게라도 차분차분, 속을 털어놓고 나면 또 조금은 나아지니까. 이미 그래서 내 지난 글들에 도 이러한 토로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또다시 토로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어서.
뭐라도 쓴다. 일기도, 토로도, 일도. 결국 쓰는 것이고 쓰는 일상이 곧 내가 원하는 삶이다.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