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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약한것이 아니라 도파민 부족

by Decenter Mar 12. 2025

생각보다 도파민은 매우 중요하다. 


몰입과 쾌락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 수치가 낮아져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 ADHD라 했다. ADHD 환자들은 전두엽 및 뇌 부위에서 도파민 활성도가 일반인에 비해 낮고, 이로 인해 집중력과 동기부여 감소, 충동성 증가가 초래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도파민은 뇌의 집행기능(계획, 조직화, 주의 조절, 충동 억제 등) 수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파민 수치의 저하가 뇌의 집행기능 저하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잘 알려진 쾌락과 관련해, 도파민이 부족하면 즉각적인 보상(자극)에만 집중하게 되고 장기적인 목표나 지루한 과업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다. 


그러니까, 흔히들 말할 때는 마치 쾌락과 충동성을 통해 도파민 수치를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도파민 수치가 이미 낮아져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쾌락을, 그리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 생각보다 매우 놀랍고, 중요한 사실이었던 거다.  


따라서 뇌가 안정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충동적이거나 즉각적인 보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조직화된 일을 수행할 수 있게 하려면 도파민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실생활에서 도파민의 작용을 어찌해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이러저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도파민 수치가 떨어진 상태가 된다. 그러면 뇌는 즉각적인 보상을 찾게 되는데 우리 주변에는 이미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스마트폰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숏츠, 릴스 등은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그뿐이랴. 천 원, 이천 원짜리도 결제만 하면 대여섯 시간 만에도 내 눈앞에 나타나는 쿠팡 같은 쇼핑 시스템은 끝없는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무료배송으로 우리를 현혹하는 배달 음식들은 '지금 먹고 싶은 것'을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다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짧은 영상, 배달음식, 새벽배송. 이들이 도파민 수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도파민이 없어서 벌이는 충동적 행동이지만 그로 인해 순간적인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러나 이들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참으로 초라하다. 찰나 같은 행복이라서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 행복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더욱 깊은 수렁이 찾아온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오늘도 고작 이렇게 보내버린 시간, 몸을 자꾸 아프게 하는 음식들, 지나고 보면 아무 쓸모없는 사재기 용품들은 더욱더 큰 우울을 가져다준다. 이 우울의 악순환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시되어서 우울증 마저 당연한 수순인양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들고 만다. 


이 악순환의 시작은 이미 일상의 스트레스로 인해 낮아져 있는 도파민 수치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도파민이 되는 순간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쉽게 오는 것은 쉽게 가는 것. 조금은 더 애를 써서 얻어야만 그 도파민은 오래 유지가 된다. 30분 이상의 운동, 명상, 잘 자기, 잘 먹기, 햇볕 쬐기.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닌 이런 습관들을 가지지 못한 것에 비관하기 전에 우선, 깨닫기부터 시작해 보자. 내가 손쉬운 도파민에 자꾸 넘어간다면 이미 나의 도파민 수치는 낮아져 있다는 것. 손쉬운 도파민, 짧은 영상, 배달음식, 새벽배송, 음주, 불면 등등은 나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도파민 수치가 낮아진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니 조금만 애를 써서 우선 도파민 수치를 높일 것. 괜찮아진 도파민 수치는 충동적이고 수렁으로 끌어당길 유혹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것이고, 그렇게 유혹을 물리치는 경험이 또다시 소소한 성취가 되어 나의 도파민 수치를 다시금 올려줄 것이다. 비관보다는 깨달음, 깨달음이 이끄는 가벼운 행동. 그렇게 일상에 조금씩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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