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바리바리스타는 실용적인 백팩이 좋아요.
나는 옷을 좋아한다.
당연히 가방도 좋아한다.
늘 이것저것 싸들고 다니는 버릇때문에 학생때부터 가방은 늘 한가득 무겁기만 했다. (그래서 키가 안컸을까...)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그 버릇은 여전했지만 예쁜 가방들은 다 작았다.
그래서 때론 눈물을 머금고 내가 아끼는 것들을 포기하며 멋짐을 택한적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고맙게도 백팩이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유행하면 무조건 따라가는 성격에 나도 백팩을 메기 시작했다. 한번 메보니 경험해본 백팩의 실용성 때문일까 아님 나도 이제 보이는 아름다움에서 나의 편함과 실용성을 더 추구하기 시작해서일까. 아니면 실용성을 추구하는 독일인들에게 감명받았기 때문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예뻐보이는 것 보다 편안하고 실용적인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백팩을 메고 다닌다.
그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것들이 가득하다. 책, 노트, 필통, 텀블러, 파우치 등등. 물론 내가 원하는 스타일에서의 예쁨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 그래도 가끔은 백팩만 메고 다니는 내가 웃기기도 하다.
비슷한 예론 바지도 있다. 소녀시대가 컬러 스키니진을 입었을 때 부터 고집하던 나의 스키니 사랑. 조금이라도 펑퍼짐하면 싫어했던 시절이 있었다. 와이드 팬츠가 유행할 때도 나는 스키니 한 스타일을 고집했는데 요즘은 일단 오래 입어도,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한 바지가 좋다. 더이상 스키니진을 입기 위해 한끼 칼로리를 계산하며 먹지 않는다. 폭식을 하고, 오랜 시간 공복을 유지하며 2시간을 뛰지도 않는다.
겨우 가방을 보고, 바지를 봤을 뿐인데 몇년 사이에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신기하다. 물건이 주는 이런 놀라운 고찰이라니!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눈에 보이는 이 많은 사물들에는 나와 함께한 오랜 시간들과, 그 속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나는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나하나 기록해보기로 했다.
오늘도 출근길, 내 백팩엔 여러 짐들을 챙겼다. 한권도 아닌 두권의 책, 노트, 필통, 파우치 등등. 한권 읽는것도 벅차지만 백팩엔 내 욕심도 담겨있다. 사회생활을 하면 할 수록 욕심을 버리고, 내 생각을 버리고, 왜를 묻지 말고 그냥 하라면 해야지 사회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별거아닌 이 백팩을 붙잡고 오늘도 나는 나다움을 지켜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