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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May 05. 2022

25. 유현준  /공간의 미래

 

건축은 다른 예술과는 달리 한번 지어지면 공공의 공간 속에 오랫동안 남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다(329p)

1980년 앨빈 토플러의 전자 오두막 예언. 제3의 물결에서 미래는 정보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도시를 떠나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기술은 완성되었지만 직장상사는 부하직원이 집에서 일하는 것을 원치 않고 눈앞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인간의 권력 욕구라는 본능을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먼 나라 여행도 마찬가지로 굳이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컴퓨터나 모니터로 볼 수 있는데 해외여행객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의 변수로 인해 여행이 사라졌다.  권력 욕구보다 생존 욕구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능적인 요소의 힘들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앞으로의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해 보고 시도한다.  미래를 바꾸는 변수에는 기술 발달, 전염병,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을 수 있다.  어떤 변수는 지속되고, 어떤 변수는 사라지고 그래서 이 책은 예측의 결과보다 생각의 과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쓰여 있다.    관계는 사람 간의 거리를 결정한다.  그리고 사람 간의 거리는 공간의 밀도를 결정한다.  공간의 밀도는 그 공간 내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  

인간의 눈은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흰자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 사람이 멀리서도 다른 사람이 어디를 쳐다보는지 알 수 있도록 진화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동물들은 눈동자에 흰자위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디를 바라보는지 멀리 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인간이 다른 동물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언어와 표정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의사소통이 잘 됐고   따라서 집단의 규모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높은 인구밀도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가운데서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기 쉬운 쪽으로 진화했다.  심리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표정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를 통해 어려움이 있어 거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향후 온라인 쇼핑,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원격진료의 비중이 늘면서 산업 구조와 도시공간 구조의 재구성이 촉진될 것이다. 혹자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대면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대도시가 해체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추가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온라인상의 관계만 맺는 것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기회를 동시에 가질 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대도시를 선호하는 사람은 항상 있을 것이다.  

공간이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이 주는 제약은 보이지 않게 사람을 조정한다.  이때 공간이 만드는 권려의 크기는 모이는 사람의 숫자와 비례한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는 공간에 의해서 더 큰 권력이 만들어진다.  모니터상의 선생님을 혼자 보는 것과 교실에서 수 십 명의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을 보는 것은 공간 구조가 만드는 권력이라는 관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사람에게 시간적 공간적으로 자유를 많이 줄수록 관리자의 권력은 줄어든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 바뀌는 수업의 형태는 기존의 학교 건축 공간이 만들었던 권력의 구조를 깨뜨리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렴풋이나마 미래에 대한 그림을 상상해 보고 그런 세상이 되기 위해서 어떤 공간 구조를 만들어야 할지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시적인 스케일에서의 공간구조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  많은 곳에서 도시 재생과 재건축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공간 디자인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공간을 만들어서 어떤 사회를 만들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자의 말-



저자는 시대가 바뀌면 공간이 바뀌고 그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한다.  코로나 19가 변화시킨 공간과 기존의 학교, 직장 종교, 건물 상가 등이 어떤 한계를 노출했는지 분석하고 나아가 공간의 미래를 제시했다.    특히 아파트 부분이 눈길을 끌었는데  디자인 원칙을 1가구 1 발코니, 소셜 믹스 공원, 기둥식 구조, 복합 구성, 친환경적인 목구조를 사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누구나 집에서 사적인 외부공간을 가지고 아파트 1층 지면을 개방하며 누구나 공원, 상업, 문화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재건축 없이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기둥 구조로 바꾸는 것.  그리고 도시 속에 주거, 업무 학교 등을 나누어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내에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것과 친환경적인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와 생각이 마음에 든다.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소셜믹스 공원을 만드는  아파트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적극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려면 사회적인 문화와 생활 수준이 비슷하며 문화적으로 서로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지식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뛰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니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예들을 제시하며 그림을 삽입하여 설명하는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은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오로지 건축주의 입장에서 씌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상에 공원을 만들어 자율주행이나 지하 물류 터널 내용 부분에서는 음지에서 일하게 되고 열악한 환경에 처 할 노동자의 삶이 상상이 되어 염려되는 마음도 가졌다.  구체적 제시가 없는 상상의 공간이어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저자는 오프라인 공간은 부유계층의 소유가 될 것이다 말한다.   다시 말해 온라인 기술 발전에 따라 비용이 절감되며 대중들에게 더 많이 오픈이 될 것이고, 오프라인은 그 속에서 차별화를 갖기 위해 점점 더 고급화되며 소수 특정계층에게만 어필이 될 것이라 한다.  점점 고급화될 것이고 부유층 산물로 오프라인 학교 교육 시설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양극화가 가속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역시나 이 책의 불편함이 약간은 기득권자의 입장에서 쓰인 느낌이어서 소외된 계층과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청년 임대 주택보다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부 혹은 민간이 지원하는 임대주택, 공유 오피스와 공유주택에 대해서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지원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 같다.   추구하는 삶의 다양성을 키워가는 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니 다양성을 키워 가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주거형태의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라 한다.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물건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고개가 끄덕여지고 바로 적용되어 실생활에서 변화된 법으로 만나면 좋을 듯 한 부분이다.  살면서 무심코 지나친 삶의 공간 부분에 깊이 생각하거나 관심을 갖지 못했었는데  생각해보고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의 공간.    행복한 유토피아의 목적지에 한 번쯤 같이 공감하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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