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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Aug 06. 2022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무슨 일이 있나 봐"

"그러게. 우리 나가서 다른 운동하자”

젊은 커플이 옆에서 폼롤러에 몸을 구르며 운동하더니 민망한 얼굴로 조심스레 운동매트를 돌돌 말아 나 갔고 그 모습을 나는 힐끗 바라보며 미안해졌다.   이미 내 눈엔 촉촉한 눈물뿐 아니라 흑흑 거리며 나도 모르게 울음소리를 낸 후였다.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태블릿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걸었는데 오늘은 딸이 추천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시청하며 운동한 것이다.

아이들과 생활한 나로서 느끼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거라는 딸의 말에 ‘한 시간 정도는 보면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걷거나 뛰면서 볼 수 있는 성질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금쪽같은 내 새끼’는 전국의 부모들과 자식들이 공감할 수 있고 자녀양육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얼마나 부모 노릇이 힘든지 옛 속담에도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니 그 힘듬에 대한 것은, 커온 우리나 자식 키운 부모는 모두 아는 일이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부모가 원치 않는 모습과 행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면 부모는 교육적으로 바르게 지도하고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바르고 적절한지, 허용한다면 허용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지 기준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는 금주하고 절약하는 것이 행동기준이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술을 마시고 편한 것이 행동기준이 된다.  하지만 그러기까지 그의 생각이 무엇이었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관한 생각을 해야 하는데, 부모라는 이유로 옳게 지도해야 한다는 강박증과 욕심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의 잣대를 들이댄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부모들이 실수하게 되는 것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초점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요구의 초점으로 다가가니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키우기 힘드는데도 불구하고 자식 키우는 일은 왜 할까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사람을 키우는 것이 가장 힘들면서 보람되기 때문일 것 같다.  

‘양육의 신 오은영 박사’의 솔로몬 같은 금쪽 처방전은 대단한 효과를 나타낸다. 부모와 아동의 일과를 관찰한 후 문제행동과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난다.  

부모에게는 보이지 않던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자식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확인시켜주며 소통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니 회복이  안 된다면 이상한 것이리라.  

방송에 출연한 부모들은 공개하기 힘든 개인의 사생활을 시청자들에게 모두 보여줌으로써 잘못 생각하는 자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낙인효과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보다 오히려 문제가 고쳐지고 해결되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의 선택을 한 것이라. 그래서 서툰 부모의 모습도 아이처럼 성장하고 성숙되는 과정이며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이 사회를  믿는 믿음을 바탕으로 출연한 것일 거다.  그래서 나는 출연자의 선택에 용기와 박수를 보낸다.

이런 모습을 보니 사람은 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오은영 박사가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방송을 하시니 훌륭해 보이지만, 참여한 부모들과 아이들은 더 대단해 보인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기쁨의 미소와 신뢰감을 얻기까지 엄청난 소통의 연습을 해 나가는 모습이 그 무엇보다 소중해 보인다. 

그래서 정지원 시인도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 알게 되지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 안은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은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 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

-정지원 시 안치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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