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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10. 2022

<인정>





인정                  

                 김혜진


 

학교 갔다 집에 오니

토방 마루에서

내방으로 들어가는 처마 밑에 

코끼리 똥 같은 메주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참외 먹고 싼 설사 똥처럼

어떤  콩은 짙이겨지고

어떤 것은 남겨진 채

단단하게 콩들이 엉켜있다


왜 하필 냄새나는걸

내 방앞에 매다느냐

사자처럼 엄마에게 따져 묻자


네가 좋아하는 음식은

모두 이것으로 만든다며

생긴 게 이래도 맛은  최고라며 환희 웃기에


나는 포효하지 못하고

으르렁 소리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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