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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Dec 31. 2021

5.  이광석의 <디지털의 배신>

디지털은 인간을 어떻게 조종하는가?


첨단의 신생 테크놀로지가 우리에게 선사한 성장의 달콤한 열매만큼이나 기술 숭배가 가져온 부메랑 효과들을 살피고 경고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이 청소년  교양도서로 뽑혀 있는 것을 보니 청소년들에게는 한 번쯤 플랫폼 자본주의와 테크놀로지라든가 디지털이 인간을 어떻게 조종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는 의미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읽기가 쉽지 않다.  간단명료하지 않고 어렵게 설명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벌써 3쇄를 찍었으니 인기가 있는 책인가 보다.  초판이 2020년도에 나왔으니 그때 보았다면 도움이 더 많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성인들이 보기에는 이미 지식의 정보에 익숙해진 상태라는 생각이다.  작가의 글에서 써진 디지털의 배신은 이미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문제시되는 이슈로 이미 노출되어있는 상황이기에 내용면에서 그 문제의 현상만을 보여준다는 것에 그치지 않기에  내게는 그다지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읽고 정리해보니 처음 읽었을 때보다 잘 써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나 어렵게 말한다. 



나는 이 책에서 동시대의 테크놀로지의 가장 민감한 쟁점들이 담아 있고,  인간이 배태한 테크놀로지의 균열로 인해 그 파장은 인류의 통제 능력 범위 밖으로 늘 벗어나려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쌓아 올린 과학기술의 굴레에서 시작된 지구 생태의 분노에 맞서 이제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p10-11)


유튜브의 알고리즘 편견은 본질적으로 이용자들을 오랜 시간 플랫폼에 붙들어두려는 과잉 욕망으로 유발된다.   투 페키(기술 사회학자)는 유튜브가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극단의 자극적인 맞춤형 콘텐츠나 가짜 뉴스를 자주 노출한다고 주장한다.  전 유튜브 추천 시스템 담당자였다가 해고된 기욤 샤 슬로가 영국 가디언 등 언론에 폭로한 내용에서도 투 페키의 주장을 확증한 적이 있다 (p46-47)


좋은 시나리오에 대한 과한 투자 제안이나 작가나 감독의 대중성 명성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제작 기회를 주는 넷플릭스의 열린 자세는 국내 영상 시장 생태계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다국적 제작 방식을 취하면서 이제까지 시청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콘텐츠와 이색적인 신세계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글로벌 자본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가임자 관리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현저히 낮은 국내 오리지널 제작 편수의 비율, 혐오나 폭력 콘텐츠에서 미성년자의 보호장치 부재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거대한 온디맨드(주문형) 플랫폼 영상 서비스 장치에 대한 우리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겉으로는 넷플릭스의 플랫폼 형식이 전통적인 영상 미디어 장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산학적 알고리즘 계산을 통해 가입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하는 데이터 자동화 기계 장치임을 함께 인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넷플릭스가 우리 사회와 의식에 미치는 신종 정치경제학적 영향력을 온전하게 짚어 낼 수 있다(p58-59)


플랫폼 노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노동 환경이 위태롭지만 수익의 많은 부분을 플랫폼 중개인들이 독식하는 불평등 구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플랫폼 소유자이자 운영자이기 때문이다.  결국 알고리즘 경영은 플랫폼 자동화와 지능화에 기대어 주로 인간의 활동과 노동 시간을 파편화하고 노동 과정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뿐만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과 위험도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자연스레 전가한다. (p98 )  


세상이 변했다. 피지컬 세계와 디지털 세계에서 메타버스를 인지하고 플랫폼을 빼놓고는 얘기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참고로  메타버스에 대해서 정의를 해보면 가상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생활공간이 3차원 가상세계에서 이뤄지는 세계를 뜻한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나 모바일 게임상의 세계도 모두 메타버스다.  일부는 Zoom과 같은 공간도 현실이 아닌 메타버스로 보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이제는 너무나 쉽게 공유하고 있는  플랫폼 자본주의 사업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SNS 활동들은 생활 곳곳에서 이제는 우리와 함께 한다.  그래서 플랫폼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알고리즘의 야만성을 알면서 넷플릭스나 카카오, 배달의 민족 브런치 등등은 거의 매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익숙한 플랫폼 사업들도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이용자의 관점과 노동자들의 관점으로 본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바라보는 눈은 바로 이용자의 입장과 노동자의 입장은 다르며 나아가 열악한 노동 환경의 플랫폼 자본의 폐허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편히 이용하는 플랫폼 시장의 문제점을 얘기하면서 인간의 편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한 빅데이터의 활용 등 정보 인권 침해와 데이터 오남용, 대량 유출 등 정보의 주체자의 동의 없이 목적 외 정보 수집과 각종, 데이터 3 법,  알고리즘 분석을 통한 사회적 차별에 이용당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이러한 예들은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의 배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본주의의 무한 탐욕을 끊기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커먼즈 commons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커먼즈는 공유지, 공통적인 것, 공통재, 공동자원, 신빈 자산, 공유자원, 사회연대 경제 등으로 번역되거나 상호 교환적으로 쓰이고 있다.  커먼즈가 다루는 자원은 크게 우리를 둘러싼 물질(물, 공기, 공원 숲 등)과 비물질(데이터 소프트웨어, 지식)등 자원을 아우른다.  마을 공동체 등 선물 경제에서 진화한 커먼즈 운동은 이제 시민들 스스로 삶의 공동 터전 속에서 호혜와 공생의 가치를 도모하는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성장하고 있다. 

커먼즈라는 말의 어원은 함께 의무를 진다는 뜻이 합쳐 이 룬말로 풀어보면 공동의 의무를 지닌 구성원들이 유지하는 유무형 공동 자원의 자율 생산 조직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플랫폼 도입을 심각한 성찰 없이 이를 혁신이니 공유니 하며 포장해오면서 실상 조직 설계 원리로써 커먼즈의 실질적 내용을 망각해온 데 있다.  

우리식의 커먼즈 용어법을 창안해내야 한다. 그리고 비록 커먼즈라는 이름값을 갖지는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이와 유사한 호혜와 공생의 경험적 실체를 갖고 있다.  이들의 사회적 성과를 갈무리하고 확산해야 한다.  물론 장기 과업은 신기술로 인해 크게 열린 커먼즈 운동의 지평을 어떻게 사회 전환을 위해 다루고 응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p240-249)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가? 디지털의 배신이기에 특별한 이렇다 할 뾰족한 대안은?

결론적으로 테크놀로지가 우리에게 선사한 성장의 달콤한 열매만큼이나 디지털이 가져온 부메랑 효과를 살피고 경고한다는 차원의 책이다. 우리에게 디지털의 배신은 어쩌면 예고되고 앞으로도 계속 진화될 것이다. 인간이 테크놀로지를 욕망할수록 지구 환경과 인간 삶의 생태 순환계에 균열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우리 스스로 쌓아 올린 디지털의 굴레에서 시작된 지구 생태의 분노에 맞서 이제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위에서 얘기한 커먼즈 운동이 되려나!  결국 책 제목처럼 디지털의 배신에 대한 책이고 디지털 배신의 대안에 대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어쩌면 막연하지만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면 우리 모두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연 다음 디지털의 배신에 대해서 자각하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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