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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Dec 31. 2021

4.  <유진과 유진...>

이금이작가의 <유진과 유진, 허구의 삶, 망나니 공주처럼> 을 읽고


1.  유진과 유진을 읽고... <기억나지 않는다 해서 없어진 것은 아니다>(~p285)


제목을 보니 정유정의 진이와 지니가 생각이 났다. 유진과 유진. 어디서나 흔하고 가까이 있는 친구의 이름.

이 책은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유진과 유진은 같은 유진이지만 한 아이는 다른 한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작은 유진과 큰 유진의 이야기는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이다. 이금이 작가는 1991년 김부남 사건이 충격으로 다가와 오랫동안 가슴 깊이 각인되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김부남 사건은 어린 시절에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성년이 돼 가해자를 살해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 남자 친구와 공모하여 어릴 대부터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오던 의붓아버지를 죽인 김보은 사건 사건도 기억하고 있었다. 피해 당사자이면서 살인자가 되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했던 비극적인 사건들. 정말 우리나라의 성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은 아직도 한참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성과 관련된 폭력이나 학대로 인한 상처는 그 어떤 상처보다도 더 심각할 뿐 아니라 후유증은 평생을 괴롭히며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작가는 유진과 그의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절대로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점과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분노와 좌절로 변해 아이들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두 아이의 상처에 대해 치유하는 방법이 달랐던 두 부모와의 문제 해결을 보여주면서 이 사건은 수치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책 겉표지에 두 그루의 나무가 그려져 있다. 심약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유진과 유진 같다. 각기 다른 인물이지만 두 유진이 결국은 하나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모든 청소년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2. 허구의 삶을 읽고 <당신은 어떤 어른이라고 생각하세요?>(~p255)


나는 어떤 어른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사람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지만 내면엔 상처 가득한 아이가 들어 있는 가엾은 존재들을 우리는 쉽게 본다. 나도 너도 겉은 어른인데 때로는 아이처럼 겁을 먹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해받거나 위로받지 못한 채 굽어져 있는 슬픈 눈을 가지고 살아 있는 존재인 허구와 상만은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의 눈먼 이기심과 욕심에 존재를 부정당한 채 평생을 살아야 했다. 허구는 허구가 아니다. 허구와 상만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지만 현실 속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3.  창작동화 <망나니 공주처럼>(~p87)


층간소음으로 인해 위층 아이들을 망나니라 생각했지만 사랑스러운 자매였음을 깨닫게 되면서 글을 썼다는데... 고통이 있어야 성숙의 길을 가기가 쉬워지나 보다라며 쉽게 읽으며 웃고 말았다. 잠깐 망나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옛날엔 죄인의 목을 베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망나니의 어원 '막+낳은+이'로 풀이할 수 있다. 막은 막되다는 뜻도 있고 끝이라는 뜻도 있다. 막되게 낳은 아이란 뜻에서 망나니가 갈라져 나왔다면 막둥이로 낳은 아이란 뜻에서 막내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흔히 막내둥이가 망나니처럼 버릇없이 구는 것으로 보아서도 두 낱말의 어원이 같은 말에서 비롯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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