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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an 20. 2022

6. 기욤 뮈소< 인생은 소설이다>

픽션과 실존사이



<현실과 픽션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기욤 뮈소 2020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프롤라 콘웨이가 세 살짜리 딸 캐리와 숨바꼭질을 한다. 술래가 된 플로라 콘웨이 집안을 샅샅이 뒤지며 찾아다니지만 그 어디에서도 캐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경찰이 충동하고 수사가 시작된다.  출입문과 창문은 굳게 닫혀있고, 아파트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니 집안으로 들어오거나 나간 사람은 없다.   집안에 남아 있어야 마땅한 캐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소설의 구성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맹 가리라는 이름이 나올 때부터 이미 알아보긴 했지만 읽어보니  글의 구성이 사실적이며 구체적이다. 책 표지에 상징하는 모든 이름 들은 격자 형식 구성의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미국을 상징하는 타워 그리고 소녀인지 여인인지 여자의 얼굴 (난 캐리라고 생각했다)이 그려져 있다.   글의 도입에 캐리가 사라지는 '미로 속의 소녀'부분은 흥미진진해서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기욤 뮈소의 작가 본인의 이야기 같은 설정 자체가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한층 이처럼 우리의 삶도 이 소설처럼 한 편의 소설적인 삶은 살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생이 소설이면 우리의 모든 삶은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작가가 아닌 우리의 삶을 다만 풀어적지 않아서이지 사실이지 않은가!  인간 모두가 소설가라는 상상을 해본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등장되는 인물을 죽였다 살렸다를 할 수 있는 신 같은 존재다.   소설가라  상상해보니 우선 처단해야 할 인물들이 하나둘 막 생각난다.  만약 쓴 대로 되는 세상이라면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이 세상 속 작가가 깊이 사유하고 치열하게  그려낸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죽었던 영혼도 살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작가의 작품은 현실과 픽션 사이에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소설가는  생사여부를 좌지 우락 하는 것뿐 아니라 삶의 모든 결정을 만들고  관계까지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결정에는 책임을 지고 개연성을 맞추고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소설이 쓰레기통에 던져 버려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주인공 로맹이 쓰는 소설, 또 로맹이 쓰는 소설과 전체적인 이야기가 서로 전개되고 맞물리게 된다.  로맹이 쓰는 소설 속의 주인공인 플로라 콘웨이 프란츠 카프카 상 수상. 둘은 작가이다. 둘은 서로 맞물리고 현실세계의 작가와 픽션 세계의 작가는 공통적으로 심각한 인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직면한 문제를 참 개연성을 가지고 기욤뮈소는 잘 풀어간다.  이 소설은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생의 소설을 써나가듯 치밀하고 합리적인 계획과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현실과 소설 속을 통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인생은 정말 한 편의 소설이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소설이다.


내가 소설을 쓸 때 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시계공처럼 우선 몇 달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집필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료 준비를 했다.  내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에 사건, 발단, 전개, 위기, 반전,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외고, 성격, 특징, 소설의 배경으로..(100p)


글쓰기는 한 가지 이상의 이유로, 내가 옳다고 하는 행위, 타인을 내 방식대로 불러 세우고 지배하는 행위

나는 평생토록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대단히 모호하다고 생각해왔다.  픽션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건 없으니까.  인간이 현실 속에서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픽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마치 실존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결과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305p)


나는 평생토록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대단히 모호하다고 생각해왔다.  픽션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건 없으니까.  인간이 현실 속에서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픽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마치 실존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결과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를 따라다니는 사랑은 때로는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그 사랑에 감사하는데, 그마저도 사랑이기 때문이다-윌리엄 세익스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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