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향유하는 mj씨

by heyokeum


​택시 뒷좌석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창밖을 내다본다. 매일 지나가는 익숙한 건물과 달리 조금만 벗어나 낯선 길이라도 지나칠 때면 외벽과 가로수들이 무척이나 이질적으로 스쳐 지나간다.
' 여기가 어디지..?'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찰칵찰칵 눈으로 찍은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마치 이 도시의 속도에서 나만 살짝 비껴 나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이 생경함은 어디서 왜 오는 걸까.
어쩌면 나는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언제든 짐을 꾸려 떠날 준비가 된 여행자의 모드로 오늘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간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 곁을 흐르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이 순간도,
과거라는 기억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라는 불투명함에 지레 겁부터 먹고 정작 소중한 '지금'의 찰나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일상을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순간 모든 것이 달리 보이며 여행지에서의 시간처럼 잃어버릴 수 없는 보물과도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산다는 건
결국 '지금 여기'라는 유일한 시간을 온전한 내 것으로 살아내겠다는 의지이며 그 흐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하고 현재를 견디는 것이 아니며 그저 오늘 하루라는 시간을 유연하게 타고 넘으며 내 앞에 놓인 풍경을 충분히 사랑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택시가 멈추고 늘어져있던 몸을 일으키며 거창한 목적지가 아니어도 집 앞에 익숙한 풍경을 보면서도 다시 새로운 여행지에 내린 기분처럼 발을 내디뎠다.
이 도시의 색은 아직 내 눈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감각만으로도 나의 여행은 이미 충분히 아름다우며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대단한 감정이 없어도 그냥 이렇게 충분히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원하는 삶으로 분명하게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