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의 소란을 잠재우는 방법

오금이의 스몰빅

by heyokeum


​어젯밤 잠들기 전 스스로와 약속을 했다.

내일은 기필코 루틴대로 계획한 대로 제대로 된 하루를 살아보자고. 하지만 며칠 전부터 시작된 옆구리의 둔탁한 통증 때문인지 몸도 마음도 부쩍 우울해졌다.
몸을 달래려 일찍 잠자리에 누워 오디오북을 켰지만 성우의 목소리는 귓가를 스칠 뿐 단 한 문장도 머릿속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 나이가 되면 무엇을 읽어도 금세 휘발되고 어떤 결심을 해도 뒤돌아서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더 악착같이 되뇌고 의식적으로 붙잡으려 애를 쓴다.
​그런데 어젯밤은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하게 문장만 울릴 뿐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문득 자문해 본다.
도대체 내 머릿속엔 무엇이 이토록 꽉 차 있는 걸까. 들여다보니 그곳엔 새로운 지식 대신 해묵은 자기 비하감, 눅눅한 후회와 분노, 그리고 보이지 않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
그 무거운 감정의 부유물들이 정작 내가 담고 싶은 '오늘'을 밀어내고 있었다.

​방해받지 않는 적막한 공간을 찾아 여기까지 흘러왔고 소음이 사라진 이곳에 오면 무언가 선명해질 줄 알았는데 정작 내가 무엇을 하며 사는지 길을 잃을 때가 많다.
살면서 얼마나 무수한 쓸데없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소중한 집중력을 도둑맞으며 살았는지 새삼 실감한다.
​하지만 물리적인 소음이 사라진 뒤에도 방황은 멈추지 않았고 혼자 있는 시간조차 마음은 분주하다.
이것을 하다 보면 저것이 생각나고 저것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소중한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무한 반복의 굴레. 망각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루틴은 더 절실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나를 살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흩어지는 마음을 모으고 삶의 질서를 세우는 것.
뒤돌아서면 잊어버릴지언정 다시 나를 정리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루틴이 꼭 필요한 이유다.

비록 매일 조금씩 길을 잃을지라도 살아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한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니까.
방황하는 오늘도 살아있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오금이를 위한 '나를 살리는 질서' 루틴 5가지

​[몸의 신호 존중하기]
아침 물 한 잔과 컨디션 메모하기.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내 몸의 컨디션(혈압, 스트레칭)을 체크하기.

​[마음의 찌꺼기 덜어내기]
15분 동안 Brain Dump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기록하며 마음을 정리하기.

​[집중의 밀도 높이기]
단 한 가지에만 몰입하기 Onething
​집중하는 '단순함'을 연습하기.

[뇌를 식히는 시간]
소음 없는 5분 명상
​오디오북이나 음악 없이 오로지 집중하는 시간 갖기

​[나를 다독이는 마침표]
잠들기 전 '오늘의 이득' 한 줄 쓰기
​살아있기에 느꼈던 소소한 이득을 한 가지만 기록하며 하루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