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은 매주 화요일 / 목요일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심심한 출근길 / 퇴근길에 소소한 재미를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2
“아직 비가 많이 오나?”
사내A가 사내B에게 소주를 따르며 말을 거니, 사내B는 고개를 들어 창 넘어 비오는 가로등을 바라보고는 답변한다.
“많이 온다. 아직...”
시간은 12시를 넘어섰다. 사내C는 사내D에게 담배를 달라고 한다. 사내D가 담배를 찾으며 의자 끄는 소리를 계속 내니, 어찌나 시끄러웠던지 홀 직원이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며 눈쌀을 찌푸린다. 사내A는 홀 직원을 불러, 이 곳에서 담배를 피워도 되냐며 물었다. 홀 직원은 원칙상 안 되지만, 그냥 피우시라고 이야기한다. 사내A는 담배를 꼬나물고, 불을 붙이고는 사내C가 물고 있는 담배도 불을 붙여주었다. 매캐한 연기가 좁은 술집을 가득 채우자, 홀 직원은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종이컵에 물을 따라 재떨이로 쓰라며 가져다주면서, 사내에게 담배는 하나씩만 펴달라고 정중히 요청하고 자리를 떴다. 담배를 꼬나물고 있던 사내C가 홀 직원 눈치를 보며, 이내 불이 붙은 담배의 끄트머리를 손으로 잡아 뜯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아마, 사내A가 담배를 다 피우면 자신이 릴레이로 피울 모양으로 보인다. 사내D는 사내C가 내려놓은 담배를 바라보며, 담배에 물이 묻지 않도록, 휴지로 주변을 닦은 뒤, 사내A에게 술을 따르며 물었다.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그날이 떠올라”
사내D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가 사내D를 바라보았다. 사내C는 얼굴을 찌푸리며 담배를 꼬나물었다. 사내C는 사내D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우리, 그 이..야기는 안하기로 했잖아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거 몰라?”
사내C의 목소리가 떨리고, 격양되자 사내A가 말렸다.
“그만해, 술 한잔했는데, 그럴 수도 있지 다들 예민하게 그러지 말자고, 너도 우리들 모두 그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을 안다면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내A는 다른 사내들과 달리 사내D를 타이르듯이 말했다. 사내D는 자신이 말실수했음을 느끼고, 미안함과 민망함에 괜히 밖을 쳐다보았다. 사내들의 식탁 위에 잠깐의 소란은 그쳤지만, 비는 더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12시, 자정을 알리는 뻐꾸기시계의 소리만 술집안의 정적을 메우고 있었다.
사내A가 홀 직원을 불러, 두 병의 술을 더 주문하였다. 여사장은 더 이상 안주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주방에서 나와 홀에 앉아, 홀 직원과 함께 TV 영화를 시청했다. 영화는 여사장이 좋아하는 배우 존 쿠삭이 나오는 스릴러였다. 그 둘이 어찌나 영화에 빠져들었는지 주변의 소음 따위는 생각지도 않고 몰입하면서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