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비밀 (1)

by 길거리 소설가


※단편소설은 매주 화요일 / 목요일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심심한 출근길 / 퇴근길에 소소한 재미를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1


내리는 저녁, ‘모퉁이 술집’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왔다. 여사장은 미닫이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비 때문에 노란 가로등불이 번저보인다. 여사장은 때 아닌 비로 골목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입을 삐죽거리며 한숨을 쉰다. 술집안에는 홀 직원이 TV를 보며 앉아있다. 눈치 없는 홀 직원은 여사장의 시선을 보지 못한 채, TV속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는다. 여사장은 짧게 한숨을 쉬며, 직원에게 여기저기 청소를 지시한다. 직원은 마지못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챙겨 청소를 하는 시늉을 하지만, 시선은 TV에 고정되어있다. 보다 못한 여사장이 TV를 끄면서 직원에게 잔소리를 하자, 직원은 툴툴거리며 쓰레기를 줍는다. 그렇게 ‘모퉁이 술집’은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다.


7시, 8시, 9시,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더 거세게 내린다. 그런 이유로 모퉁이 골목을 찾는 사람이 없다. 홀 직원은 이미 이렇게 될 줄 알았던 것처럼 자리에 앉아 손을 괴고 졸고 있고, 손님이 없어서 잔뜩 심통난 여사장은 전기세라도 아낄 요량으로 문 닫을 채비를 한다. 바쁘면, 새벽 2시~3시까지 거뜬히 감당하는 여사장이었지만, 거센 비가내리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두 손, 두 발을 다 들어보인다. 여사장이 홀 직원에게 마감준비를 하라고 이야기를 할 참에 미닫이문이 열리며 밤색 코트를 입고, 검은 가죽장갑을 손에 착용한, 젊고 키가 큰 손님이 문을 닫으며 성큼 걸어와 여사장에게 말했다.


“네.... 명이서 마실.. 생각인데, 몇 시 까지.. 하시나요?”

“안주랑 술만 많이 시켜준다면, 손님이 원하시는 시간까지 문 열어요. 호호호”

“네... 그럼 주문하겠습니다.”


마감시간을 물을 정도면 술을 많이 마실 것이라고 생각한 여사장은 신이나, 홀 직원을 툭툭치며 주문을 받으라고 재촉했다. 막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 상태인 홀 직원은 젊은 사내에게 다가가 이 것 저 것 주문을 받았다.


“혹시, 일행은 언제 오시나요?”

“곧...”

“그럼, 잔 하나만 미리 준비해드리고, 나머지 잔은 일행들이 오시면 드릴까요?”

“아니요. 잔 4개를 바로 부탁드려요. 거의 다 도착했다고 해서요”


둘의 짧은 대화가 끝나고, 홀 직원은 젊은 사내가 원하는 대로 잔과 술을 먼저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안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젊은 사내는 답답했는지 직원이 가져다준 술을 잔에 따라 한잔 마시더니 이내 비가 내리는 밖으로 나갔다가 곧장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젊은 사내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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