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시급을 3만원까지 인상해준다고?
지난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패스트푸드 업계 최저시급을 22달러(약 3만 원)로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푸드 책임 및 기준회복법’을 확정했다. 이 법안은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둔 패스트푸드점에 적용되며 캘리포니아주 내에 50만 명에 달하는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버거킹 등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이 법안의 내용을 보면 최저임금, 근로 시간, 처우를 비롯한 기준을 마련할 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며 여기에는 노동자와 고용주 대표 각 4명, 공무원 2명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간의 해결할 문제들에 주 정부가 개입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나라 맥도날드 노동자들은 ‘오픈 카톡’방에 기사를 공유하며 자신의 현실과 대비하며 부러운 마음을 너나없이 토로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우리나라 아르바이트 노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근로감독 결과가 발표되었다. 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맥도날드, 롯데리아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노동법 위반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한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기본적인 휴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고, 고객의 폭언도 노동자 개인이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 영상 : 스타벅스 노동탄압 취업규칙
https://www.youtube.com/watch?v=TREP0nUFUpo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초 노동법도 지키지 않은 심각한 문제라며 질타했지만, 이게 어디 어제오늘 일인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 정녕 몰랐는지 되묻고 싶다. 몰랐다면 직무 유기고,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면 더 심각하다. 이번 근로감독 결과는 노동법 위반의 만연한 현실 중 일부에 불과하다. 굴지의 대기업 아르바이트 노동자 근무조건이 이 정도이니 영세 사업장의 아르바이트 노동 현실이 더 열악할 것은 분명하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연 매출은 8,679억 원,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연 매출은 2조 4천억 원에 달한다. 기업의 이윤은 극대화되지만 그 이윤을 창출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노력과 수고는 최저시급 9,160원에 머물러 있으며, 그마저도 각종 꼼수 등으로 노동 착취당하고 있다. 기업은 각종 행사와 할인 정책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최소 인원으로 수많은 고객의 수요를 감당해야 한다.
또,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모 패스트푸드 업체의 경우 퇴근 후 연장 근무 한 것에 대해 퇴근 시간을 정시 퇴근으로 재조정하여 연장수당 지급을 하지 않는가 하면, 야간 밤샘 노동을 한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30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노동자들을 착취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주가 최소한의 범위에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도록 강제한 법이지만 법과 현실의 괴리는 너무나 크다. 정기적인 근로감독이 없는 데다 지키지 않아도 노동자들이 신고하지 않는 이상 법 위반 현실은 개선되기 어렵고, 신고해도 얼마 안 되는 벌금이나 과태료를 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법을 지켜가며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호해주지 않고 있다. 이번 근로감독 결과가 ‘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는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쏘아 올린 ‘패스트푸드 종사자 보호법’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근무조건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온 것처럼, 작년 말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쏘아 올린 ‘트럭 시위’가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 것처럼 더 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여 우리들의 권리가 보호받고 확대될 수 있도록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