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드라이버 드라이브
드라이버는
클럽 중에서 제일 길고 가장 가볍습니다.
웨지는 헤드 무게만 300g인데 드라이버는
전체 무게가 그보다 가볍습니다. 가벼운 대신
깁니다. 제일 길어서 제일 멀리 보냅니다.
웨지는 제일 무겁습니다. 대신 제일 짧습니다.
그리고 제일 가까이 보냅니다.
드라이버는 드라이브를 잘해야 합니다.
2종 보통은 힘들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의
드라이브가 어려우면 제 거리를 못 갑니다.
제 길을 못 갑니다. 드라이버를 드라이버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사태가 벌어집니다.
가볍고 길어서 멀리 보내는 특징을 무시합니다.
다른 클럽과의 특별함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힘만 믿고 고집만 인정합니다.
드라이버는 목이 길어 슬픈 사슴이 됩니다.
전체 길이는 45.5인치이고 헤드 무게는
200g입니다. 헤드 속은 텅 비어있고
샤프트는 헤드의 한쪽 귀퉁이에 꽂혀 있죠.
제아무리 강한 샤프트라도 흔들면 헤드 쪽은
좌우로 찰랑거립니다. 아이언도 그렇지만
우리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드라이버는 길어서 찰랑거림이 뚜렷합니다.
강하게 흔들수록 더욱 찰랑거립니다. 그래서
공이 헤드의 스윗스팟에 정확히 맞지 않으면
헤드는 중심을 잃고 뒤틀립니다. 뒤틀려서
본의 아니게 공에게 괜한 스핀을 먹입니다.
백스핀을 먹여 비거리를 줄이고
사이드스핀을 먹여 방황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모르고 비거리 늘리기 위해,
슬라이스 없애기 위해 더욱 힘껏 칩니다.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서 힘이란 힘은 모조리
쏟아부어 때립니다.
그러다 보니 샤프트가 찰랑거리지 않습니다.
뒤로 젖혀진 상태로, 앞으로 찰랑거리지 못하고
그냥 뻘쭘하게 내려옵니다. 강력한 슬라이스죠.
뒤로 찰랑거리지 못하고 그냥 앞으로 쏠리면서
내려옵니다. 강력한 훅입니다.
200m를 보내기 위해 드라이버가 긴 겁니다.
적은 힘으로 멀리 보내기 위해 찰랑거립니다.
혹시 그것 아세요?
강하게 흔들지 않아도 찰랑거린다는 거...
살살 흔들어도 아주 찰랑거린다는 거...
제대로 찰랑거리며 제대로 맞으면 제대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스윙은 ‘리듬, 템포,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유독 드라이버에게 스윙아크를 요구합니다.
목표가 비거리다 보니 스윙아크를 크게
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간혹 드라이버가
길어서 스윙아크를 크게 하라고도 합니다.
오해입니다. 이해를 못 해 오해하는 겁니다.
드라이버는 그냥 길어 그냥 스윙아크가 크죠.
고의로 크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신 왼팔은
곧아야 하고 오른팔은 플라잉엘보가 되면 안
됩니다. 스윙아크를 크게 하려고
백스윙 시 몸이 오른쪽으로 스르륵 갑니다.
다운스윙 시 다시 왼쪽으로 스르륵 옵니다.
왼팔은 굽어 목을 감고 오른팔은 번쩍 들린
채로 말입니다. 그러면서 몸통 스윙이 어쩌고
체중 이동이 저쩌고 하죠. 아이언 스윙처럼
하면 됩니다. 제자리에서 상체가 돌면 됩니다.
다만 길어서 스윙아크가 큰 것이고 비거리를
위해 샤프트 탄성을 이용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잠깐!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뭘까요? 스피드입니다.
클럽이 길고 스윙아크가 커 스윙스피드가
빠르지를 못합니다. 빠르게 한다고 하는 것이
결국 또 힘자랑 됩니다. 조금 더 보내기 위해
헤드 스피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길어서
그런지 어지간해서는 스피드가 늘지 않습니다.
몸이 받쳐주지 못해 그렇습니다. 근력이 달려
그렇습니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있죠.
지금까지 풀스윙을 고집하며 스피드를 늘리려
한 것이 우리에겐 불가항력이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스피드를 요구하는 곳은 임팩트존이죠.
그래서 기존의 백스윙 탑까지 오르지 말고
내려오는 겁니다. 그래도 강력합니다. 그래도
스피드 빨라집니다. 오히려 스윙이 안정됩니다.
백스윙 탑은 내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오버스윙처럼 하늘을 향해 치솟아야만
백스윙 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콕킹 활용을 잘하면 두 손은 낮아도
헤드는 확실히 넘어갑니다.
다른 클럽에 비하여 특히 눈에 띄는
드라이버의 우수성은 탄성력입니다.
샤프트의 탄성력입니다.
이 탄성력을 믿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드라이버는 목이 길어 기쁜 사슴이 됩니다.
드라이버 드라이브 원동력은 탄성력입니다.